조용하면서도 이국적인 경치가 사방으로 펼쳐져 있는 영원한 봄의 땅, 뉴칼레도니아. 그곳에서는 유명 휴양지에서 느낄 수 있는 번잡함이나 소란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다. 다른 나라의 도시들에 비해 인구밀도가 낮아 수도 누메아조차 언제나 한적한 여유가 느껴진다.
천혜의 선물을 만나다
뉴칼레도니아의 수도 누메아는 해안도시다. 해안도로의 흰색 별장들이 만들어내는 평화로운 정경은 흡사 프랑스 남부의 작은 해변도시를 연상케 한다. 항구에는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요트가 빽빽하게 정박해 있고, 크고 작은 별장들이 바닷가 구석구석에서 이국적 정취를 더한다. 거주자 중 절반 이상은 유럽인으로, 때 묻지 않은 천혜의 자연을 바탕으로 프랑스 문화와 원주민들이 만들어낸 멜라네시아 문화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누메아 시내 관광의 중심은 코코티에 광장. 코코넛 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지만 지금은 코코넛을 발견하기가 쉽지는 않다. 대신 저녁마다 열리는 소박한 시장과 그 사이사이로 끊이지 않는 크고 작은 공연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세계 최고의 요트 항구인 앙스바타 비치도 멀리 미국의 요트족들이 남하해 휴가를 즐길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특히 이곳에서 열리는 문화 이벤트 행사에서는 이방인과 원주민들이 한데 엉켜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밤에는 꽃미남, 꽃미녀들이 그랜드 카지노를 채우고, 곳곳에서 열리는 칵테일파티에 참석하려는 스포츠카의 행렬이 길게 이어진다. 밤이 되면 한낮의 한적함은 사라지고, 관광 도시다운 화려한 얼굴이 드러난다.
누메아의 독특한 도시 분위기를 충분히 만끽했다면 누메아 모젤항에서 보트로 40여분 거리에 위치한 아메데 섬에 들러보자.
아메데 섬을 향해 푸른 바다 위를 가로지르면 개인 요트나 보트를 몰고 바다 한 가운데로 나온 휴양객들과 수인사도 건네며 남태평양의 여유로움에 젖어 들게 된다. 녹색이나 에메랄드 빛으로 알록달록한 바다가 보인다면 섬에 다다랐다는 뜻. 해수면 바로 아래 자리하고 있는 산호 덕에 바다 빛이 달라 보이는 까닭이다. 아메데 섬 인근은 찬란하게 빛을 반사시키는 하얀 모래로 둘러싸여 있으며 섬 한 가운데에는 15층 높이의 하얀 등대가 당당하게 서 있다.
순수한 자연과 생태계가 그대로 보존 돼 있는 만큼 바다로 조금만 걸어 나가도 다리 사이를 헤엄쳐 다니는 열대어를 쉽게 포착할 수 있다. 조금 더 많은 종류의 열대어를 보고 싶다면 스노클링이나 바닥을 유리로 만든 보트를 타고 섬 주변을 돌아볼 것을 추천한다. 물이 맑아서 바닷속 깊은 곳까지 훤히 들여다 보인다.
선착장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레스토랑에는 따듯한 육·어류의 각종 스테이크와 커리, 쌀밥, 야채 샐러드, 과일, 홍합, 새우 등 온갖 산해진미가 뷔페식으로 마련돼 있다. 이곳의 생선은 육질에 탄력이 있어 감칠맛을 더하고, 과일의 당분은 타 지역에 비해 높아 입맛을 돋운다. 테이블마다 마련된 와인 한잔과 함께 눈부신 남녘의 태양과 바다를 바라보노라면 천국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절로 떠오른다.
신이 숨겨둔 보석, 일데팡
일데팡은 팜 트리 대신 규연한 소나무가 온 섬을 뒤덮은 리조트 섬. 일데팡의 소나무는 우리나라와 달리 40~50m 높이로 다른 나무군 보다 목을 한 치 더 키워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뉴칼레도니아에는 일리푸, 일마레 등 본 섬 주변으로 휴양을 위한 수많은 섬이 개발돼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일데팡이 최고로 손꼽힌다. 그 어느 곳보다 맑은 바다가 일품일 뿐만 아니라 인근 해안의 수심이 완만해 마음껏 수영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데팡 공항에서 세상과 동떨어진 듯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쿠도비치에 이르게 된다. 나무 사이로 살짝살짝 보이는 푸른 빛의 바다는 연유를 탄 듯 부드러운 에메랄드 빛으로 하얀 모래를 적시고 있다.
일데팡에는 이외에도 색다른 느낌의 만이 많은데 오로만, 우피만 등이 바로 그것. 그저 지나치다가도 너무 아름다워 절로 걸음이 멈춰지고 자신도 모르게 넋을 잃고 말 정도다. 특히 오로만에 있는 자연풀은 ‘천국’ 그 자체다. 해수면과 같은 높이의 바위들이 바다를 막아 맑은 바닷물이 둥근 수로에 유입되면서 형성된 오로만 자연풀은 그 어느 강이나 호수보다 맑은 빛이다.
바닷물이 허리에 찰랑이는 정도의 깊이에서도 산호 위 말미잘 속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각종 열대어를 만날 수 있다. 열대어들도 사람이 낯설지 않은지 다리나 팔을 간지럽힌다. 특히 자연풀은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강을 따라 20여분 걸어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외부인이 많지 않고 조용해 더욱 특별한 느낌이다.
일데팡의 호텔 대부분은 라군이 발달한 만의 해변에 위치해 있다. 그중에서도 르 메르디앙 호텔은 최고·최적의 자리를 점하고 있다.
어디를 가든 천혜의 풀장을 만날 수 있는 일데팡이지만 르 메르디앙의 객실만은 초원으로 둘러싸여 있다. 대신 로비 형식의 메인 방갈로 옆으로 큰 수영장이 갖춰져 있으며, 걸음을 조금만 옮기면 하얀 백사장을 만날 수 있다. 몇몇 방갈로는 로비 라운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 오가는 길에 잘 단장된 정원을 즐기며 걷기에 좋다.
리조트에서 바라보이는 넓은 해변은 수영이나 카누 등 해양스포츠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정명한 바다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지만 물에 들어가 보면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바다를 실감할 수 있다. 특히 이곳 해안은 수심이 얕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수영하기에 좋다. 100m를 걸어 들어가도 수심이 어른 가슴보다 낮은 수준이다.
어떻게 갈까?
투어2000여행사(www.tour2000.co.kr)가 ‘천국과 가장 가까운 곳 뉴칼레도니아 6일’ 상품을 기획했다. 에어칼린을 이용해 매주 월요일 출발하는 이 상품의 가격은 189만원. 02-2021-2145
여행미디어 박은경 기자 www.tour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