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의 밤, 선덕여왕만 보인다
OSEN 기자
발행 2009.09.08 07: 15

MBC 월화 특별기획 '선덕여왕'이 스펀지마냥 시청자들을 빨아들이고 있다. 40%에 인접한 나홀로 시청률을 앞세워 경쟁 시간대 타사 프로그램을 압도하는 중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그 인기의 끝은 도대체 어디일까. AGB닐슨 조사에 따르면 7일 '선덕여왕'의 전국 시청률은 39.7%를 기록했다. 당연히 이날 최고 시청률이다. 2위는 KBS '9시뉴스'의 18.3%로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더 참담한건 오후 10시 같은 시간대에 편성된 SBS 월화드라마 '드림'이다. 이날 시청률은 고작 4%. '미녀는 괴로워' '쌍화점'의 톱스타 주진모와 '꽃보다 남자' 김범의 신 구 조합에 섹시 여가수 손담비의 본격적인 드라마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국내 최초로 스포츠 에이전트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다룬 '드림'은 드라마 구성과 전개, 연출 등에서 높은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주진모의 열연이 돋보이고 극 초반 문제로 지적됐던 손담비의 연기력도 점차 나아지고 있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럼에도 애국가 시청률을 살짝 웃도는 4%대를 맴도는 건 '선덕여왕' 때문이라는 게 방송관계자들의 지적이다. KBS 2TV 오후 10시 '전설의 고향'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날 시청률 4.6%로 '드림'보다 나을 게 없는 상황. 오랜 세월 KBS의 여름 공포물을 대표했던 '전설의 고향' 구미호와 귀신들조차, '선덕여왕'이 더 무서울 따름이다. '선덕여왕'의 높은 인기는 역시 스토리의 힘에 바탕한다. 스릴러를 보는 듯 짜릿짜릿하게 벌어지는 왕가의 권력 다툼이 대들보라면 태어나자마자 생이별을 하는 쌍둥이 공주의 엇갈린 성장 과정을 빌어 시청자 눈가를 자극하는 멜로, 액션영화를 방불케하는 대규모 전쟁신과 호승심 넘치는 화랑들의 무예 대결 등 갖출 건 다 갖췄다. 여기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강한 개성 또한 시청률을 올리는 데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왕가를 위협하는 미실 역의 고현정은 생애 처음이자 최고의 악역 캐릭터로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그녀 주위를 둘러싼 중견 탤런트들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이야기에 생동감을 더했다. 미실이 버린 아들이란 출생 비밀을 타고난 비담(김남길 분) 캐릭터도 극의 재미를 배가 시키는 요소다. 김남길은 때로는 사악하고 때로는 심성 고운 이중적 성격을 한 얼굴에 드러내며 톱스타 대열에 이름을 올리는 중이다. 요즘 월 화의 밤 TV에 '선덕여왕'만이 보이는 이유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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