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했던 8월→지루해진 9월 '극장가 적신호'
OSEN 기자
발행 2009.09.08 08: 41

극장가가 지루해진 상영 시장에 적신호를 켰다. 영화진흥위원회가 7일 발표한 2009년 1~8월 영화산업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09년 8월 극장 관객 수는 2140만여 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6.0% 증가한 수치로, 월 관객 수가 20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2007년 8월 이후 24개월만에 처음이다. 8월 매출액은 1539억여 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한국영화 시장 점유율도 67.0%로 집계돼, 올 들어 처음으로 60%대에 진입했다. 8월은 이처럼 그 어느 때보다도 '화끈한' 극장가를 자랑했다. 한국영화 쌍끌이를 보여준 '해운대'와 '국가대표'의 장기 흥행은 입소문이라는 관객 검증 과정이 흥행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재차 확인시켜 줬다. 8월 관객 2140만 명 중 '해운대'와 '국가대표'가 동원한 관객은 전체의 60.4%에 해당하는 1293만명에 이르렀다. 두 편의 한국영화가 휴가철 관객을 극장으로 유인하는 데 엄청난 공을 세웠고, 두 영화의 선전에 힘입어 한국영화 시장 점유율은 67.0%를 기록했다. 8월 흥행 상위 10위권은 한국영화가 3편에 오른 데 그쳤지만 '해운대'와 '국가대표'의 흥행력이 워낙 막강해 점유율이 전월 51.1%에서 15.9%p 수직 상승했다. 하지만 8월 내내 간판 영화가 '해운대'와 '국가대표'였기 때문에 매주 화제의 신작을 찾는 관객들에게 지루함을 안긴 것이 사실이다. '해운대'와 '국가대표'의 커플 흥행이 무려 6주간 이어져 8월 개봉한 신작 중 단 한편도 2위권 안에 진입하지 못하는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올 여름 제대로된 틈새 영화는 '해운대'와 '국가대표'의 상승세가 완만해질 쯤 나온 인도영화 '블랙' 정도밖에 없다. 외화는 5월 개봉한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과 6월 개봉한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이 각각 449만 명과 732만 명을 동원하며 여름시즌 초반 할리우드 영화의 흥행력을 과시했으나, 7월 이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는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 정도만 295만 명을 동원했을 뿐 300만명 이상 동원한 흥행작은 한 편도 없었다. 올 여름은 어느 때보다도 속편 할리우드 영화에 맞서는 한국영화의 악전고투가 예상됐지만 결과적으로 할리우드영화는 초여름 극장가만 달궈 놓고는 막상 무더위가 시작된 7, 8월에는 맥을 못 추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상황은 결과적으로 '해운대'와 '국가대표'의 좋은 대진운에 한 몫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측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같은 외화가 마땅한 화제작을 내놓지 못할 뿐만 아니라 '10억'과 여름 공략용 공포영화 '불신지옥', '요가학원' 등 8월 개봉작이 참패를 면치 못하는 결과를 내면서 8월 초 화끈했던 상영시장의 열기가 월말에는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고, 9월 1주차까지 미지근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8월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올려놓은 관객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새 영화로 가을 극장가의 새 단장이 시급히 요구되는 시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추석 개봉작이 극장에 걸리는 24일까지도 별다른 화제작 없이 '해운대'와 '국가대표' 커플의 천하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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