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종규 객원기자] 9월 반전드라마를 예고한 브룸바, 어떤 결말을 보여줄 것인가. 히어로즈가 자랑하는 홈런 타자 클리프 브룸바(35)가 제자리를 찾았다. 7월부터 찾아온 극심한 슬럼프로 약 한 달 정도 잃었던 4번 타순을 되찾은 것이다. 히어로즈에게는 반가운 소식. 브룸바는 지난 6월까지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며 이름값을 해냈다. 그러나 7월 2할7리의 타율에 1홈런, 8월 1할9푼7리에 무홈런으로 침묵했다. 지난달 8일부터는 덕 클락에게 4번 타자 자리를 내주고 6번 타순으로 옮기기도 했다. 김시진 감독은 부진에도 불구하고 브룸바를 꾸준히 기용하며 타격감을 익히는 데 도움을 줬다. 다만 항상 4번으로 내세우겠다는 뜻을 잠시 굽혀야 했다. 잠잠했던 두 달 동안 브룸바의 호쾌한 타격은 볼 수 없었다. 안타가 나와도 대부분 빗맞아 유격수 키를 힘겹게 넘기는 타구일 뿐. 헛스윙 삼진도 유난히 많았다. 브룸바의 ‘원맨쇼’ 는 보기 힘든 장면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나고, 브룸바는 ‘9월의 반전’을 몰고 왔다. 9월 들어 5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뽑아내며 일주일 동안 3할8푼9리의 성적을 남겼다. 트레이드마크인 홈런도 2개를 날렸다. 두 개의 홈런 모두 치열한 승부에서 나온 것이어서 그 가치를 더했다. 지난 6일 목동 삼성전, 드디어 브룸바는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히어로즈에게는 천군만마를 얻은 느낌이었다. 브룸바의 이름이 라인업에 들어있는 것만으로도 무게가 생기고, 4번 타순에 있을 때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룸바의 4번 복귀로 히어로즈는 이택근-브룸바-클락으로 이어지는 클린업트리오를 구성하게 됐다. 어느 팀에 못지않은 파괴력이다. 클락이 5번 타자로 나서는 대신 노장 전준호가 테이블세터를 이루게 되어 자연히 문제가 해결됐다. 올시즌을 힘겹게 이끌어 온 히어로즈는 9월까지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김 감독이 말했던 총력전(15경기를 남겨둔 시점)의 시작은 하루 앞으로(9일) 다가왔다. 그래서 일주일의 ‘부활 예고편’을 보여준 브룸바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