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아내’ 최원영, “손태영을 향한 순애보가 집착으로...”[인터뷰]
OSEN 기자
발행 2009.09.08 18: 12

‘두 아내’의 등장인물은 입체적이다. 김지영은 초반의 억척스러운 아줌마의 모습에서 당당한 커리어우먼으로 변모하지만 반대로 사랑 앞에서 나약해진다. 손태영은 초반 수동적인 사랑을 하지만 세상 사람들의 질타를 이겨내며 점점 강인하고 능동적인 인물로 변한다.
손태영을 사랑하는 최원영 역시 순애보에서 집착과 광기어린 모습으로 바뀐다. 최원영이 연기하는 영민이라는 캐릭터는 가족의 반대로 헤어진 지숙(손태영 분)을 다시 만나 옛 감정이 싹트지만 결코 가질 수 없는 지숙에게 집착하게 된다.
7년 동안 한 여자를 잊지 못하는 게 가능할까? 최원영은 “두 사람은 미국에서 같이 공부하면서 힘든 시절 만났던 연인이다. 집안의 반대로 헤어졌지만 남자가 더 순애보적이고 지고지순하다고 생각한다”며 캐릭터에 애착을 드러냈다.
극 초반 영민이 보여준 지고지순한 사랑은 회를 거듭할수록 광기어리고 집착하는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지숙이 결국 철수를 택하자 딸 소리를 통해 지숙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필사적이다. 최원영은 이런 모습 역시 “지숙을 향한 변치 않은 사랑이라 생각한다. 그녀에 대한 연민과 사랑은 커지지만 결국 함께 할 수 없기에 삐뚤어진 방법을 쓰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극 초반 그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았다면 이제는 영민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최원영은 ‘두 아내’ 중간 투입됐지만 의외로 빨리 적응했다. 김지영이 많이 신경 써준 덕분이기도 하지만 일일드라마 출연 경험이 의외로 많다. ‘아름다운 시절’ ‘하늘만큼 땅만큼’ ‘너는 내 운명’ 등에 출연해 ‘낯이 익다’. 때문에 최원영은 “일일극은 치열하고 각박하기 때문에 촬영이 빨리 진행된다. 중간 투입됐기 때문에 팀워크나 호흡을 모니터했다. 내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스며들어가야 한다. 때문에 분위기에 낄려고,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일일극을 해오면서 “디테일보다는 흐림”이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한 덕이다.
또 일일드라마는 남들보다 늦게 연기자의 길로 뛰어든 그에게 많은 공부가 된다. 최원영은 홍대 시각디자인 정공했으며 군대 제대하고는 무대 디자인으로 전과했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공연을 많이 접하면서 연기와 가까워졌다.
연극과 영화의 단역을 전전하다 2005년, 28살의 나이에 본격적인 연기판에 뛰어들었다. “중학교 때부터 공연을 좋아하고 많이 보려다니면서 막연하게 연기자를 꿈꿨다. 하지만 집에서는 공부라하고 학군따라 이리저리 이사도 했다. 중학교 때까지는 성적이 좋았지만 고등학교 때 밴드하다가 성적이 많이 떨어졌다. 학부 다닐 때 연기를 접하긴 했지만 업으로 삼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집에서 반대도 심했고 주변의 우려도 많았다. 결정이 확고해지면 주위 사람들의 의견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연기자를 본업으로 삼은지 4년이 되어가지만 아직도 갈길이 멀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 어려움은 없냐”고 했더니 “남자는 서른을 넘겨야 진짜 연기가 나온다고 생각한다. 나이듦의 미학은 흉내내려고 해도 절대 흉내낼 수 없다. 배우는 자기 삶의 경험치가 연기에 다 덧입혀져 있다. 더욱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한게 오히려 후회된다”며 오히려 여유로운 모습으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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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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