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 “우수에 찬 눈빛, 병헌 형 닮았다구요?”[인터뷰]
OSEN 기자
발행 2009.09.09 08: 25

‘태양을 삼켜라’의 지성을 보고 있노라면 ‘올인’의 이병헌이 떠오른다. 이는 지성에게는 씁쓸한 현실일 수도 있지만 기획 단계에서부터 ‘올인2’라고 알려진 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은 이상 어쩔 수 없이 짊어져야 하는 숙명이기도 하다. ‘태양을 삼켜라’는 ‘올인’의 신화를 만들어낸 유철용 감독과 최완규 작가가 다시 만나 만들어낸 작품이다. 게다가 주인공의 불우한 어린시절, 거대한 운명의 수레바퀴, 라스베가스 카지노를 주요 배경으로 하는 점도 같다. 주인공들의 캐릭터도 비슷하게 매치될 뿐만 아니라 지성은 ‘올인’에도 출연했기 때문에 더욱 ‘올인’의 꼬리표를 떼기 쉽지 않다. 지성이 연기하는 정우의 우수에 찬 눈빛은 ‘올인’의 이병헌과, ‘에덴의 동쪽’ 송승헌을 떠오르게 한다. 지성은 이런 시청자들의 의견에 “그런 분들과 비교되는 것은 영광이다. 하지만 누군가와 비교되는 것 자체가 작품에 방해가 될까 걱정스럽다”고 조심스레 속내를 털어놨다. “ ‘올인’의 연출진이 다시 만났으니 비슷한 느낌이 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우’는 지성이 연기하는 거니까 다른 분들과 비교는 안했으면 좋겠다. 정우가 어떤 캐릭터인지, 어떤 삶을 살게 되는지 봐 주셨으면 좋겠다. 다행인 것은 처음에는 비교하셨던 분들도 이제는 ‘지성’의 연기로 봐 주시는 것 같다.” 지성에게 ‘태양을 삼켜라’는 중요하면서도 부담이 되는 작품이다. ‘잭슨리’ 유오성의 말처럼 “100억원대의 대작을 이끌어가는 데 대한 책임감”도 무겁다. 또 정우라는 캐릭터의 인생굴곡을 통해 다양한 감정을 표출해야하기 때문에 배우로서 힘들 도전이면서도 연기력에 대한 욕심으로 한번 쯤은 탐내볼 만한 인물이다. “정우는 반항아적이고 야생적인 기질이 매력이다. 그러면서도 사랑하는 여자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순정파다. 이제 복수극을 꾸미는 나쁜 남자로 변신한다. 내가 정말 ‘정우’라면 어떨지 생각 많이 한다. 후반부로 갈수록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야하기 때문에 연기하기 쉽지 않다. 한 신 한 신 공들여 찍고 있다." 특히 정우가 직면한 비극 앞에 오열하는 장면이 명장면으로 꼽힌다. 복수의 칼을 갈았던 장회장(전광렬 분)이 자신의 생부라는 얘기를 듣고 몰래 훔쳐본 미연(임정은 분)의 초상화 앞에서 슬픔을 억누르며 흐느끼는 모습, 사랑하는 여인 수현(성유리 분)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앞에 절규하는 눈물, 친아버지 같았던 기상의 죽움 앞에 비통한 눈물을 흘리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큰 여운을 남겼다. 극한 감정 표현뿐만 아니라 거친 남자의 면모를 위한 노력도 눈길을 끈다. “매일 9시간씩 체력 단련했고 총, 잠수, 오토바이, 복싱, 태권도 등 많은 것을 배워야했다. 심지어 오토바이를 타면서 앞바퀴를 들라는 ‘무리한 요구’를 대비해 직접 오토바이를 구입해 연습가지 했다. 배운 건 다 한번 씩 촬영에서 보여주고 싶은 데 그럴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기대가 컸던 만큼 지성에게는 한 장면 한 장면, 아쉬움도 크다. 이제 드라마는 클라이막스를 향해 치닫고 있다. 정우는 친부인 장회장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장회장 역시 아들의 존재를 확인하기 일보직전이다. 지성에게 결말에 대해 살짝 물었더니 “결말은 배우들도 모른다. 작가님이 절대 말씀해 주지 않는다”고 손사래쳤다. 정우의 치밀한 복수극이 어떤 결말을 내릴지 시청자뿐만 아니라 지성 역시 궁금해할 일이다. mir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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