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승부사였다. 김성근 SK 감독의 집념의 용병술이 역전 우승 가능성을 밝혀놓았다. 9일 한국시리즈 직행티켓의 향방이 달린 SK-KIA전에서 김성근 감독은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린 송은범을 1회말 곧바로 강판시키는 용병술을 내놓았다. 이어 고비마다 철벽계투진을 마운드에 올려 추가실점을 막고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었다. 선발 송은범은 선두타자 이용규에게 좌중간 3루타에 이어 김원섭에게 중전적시타를 맞고 한 점을 내주고 나지완을 볼넷으로 출루시켜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김 감독은 곧바로 투수코치를 마운드에 올렸고 송은범의 볼을 빼앗았다. 이미 1회부터 몸을 풀기시작한 좌완 정우람이 대신 마운드에 올랐다. 이때까지 송은범의 투구수는 불과 11개. 송은범은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한채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선발투수를 아웃카운트 없이 투구수 11개만에 교체하기는 극히 이례적이다. 김 감독은 그만큼 경기의 향방이 바뀔 수 있는 흐름이라고 판단, 조기교체 승부수를 던졌고 이날 경기에 올인하려는 의지를 드러냈다. SK는 KIA를 꺾어야 역전우승의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김성근의 승부는 적중했다. 정우람은 4회 교체될까지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김 감독은 이후 윤길현과 고효준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려 KIA의 공격을 차단했다. 3회부터 6회까지 매회 선두타자를 내보냈지만 후속타자들을 병살과 범타로 요리하는 철벽야구를 펼쳤다. 특히 김성근 감독은 불펜에 선발투수 글로버까지 대기시킬 정도로 이날 승부에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3-1로 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려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지켰다. SK의 철벽불펜은 9회까지 KIA의 득점을 한 점으로 꽁꽁 묶어놓고 승리를 지켜냈고 6회초 정근우의 역전투런홈런과 박정권의 추가 솔로홈런으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후 "1회 승부교체를 빨리 한 것은 처음부터 모아니면 도식으로 승부를 걸어봤다. 한 점 더 주면 상대선발투수가 구톰슨이니까 살아나기(이기기) 힘들다고 보고 승부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빨리 투수교체를 가져갔고 결과적으로 주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2연전에서는 홈런이 나와 이길 수 있었다. 글로버는 마지막 승부를 걸기 위해서 준비를 시켰고 마운드에 올렸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