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 강정호, "풋워크 연습에 집중했다"
OSEN 기자
발행 2009.09.10 10: 57

"홈런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는데 나오질 않네요". 최근 3연패로 주춤하며 4강 경쟁서 적색 경보를 발견한 히어로즈. 그러나 그들의 발걸음이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투-타에 포진, 확실하게 힘을 싣고 있기 때문. 특히 주전 유격수로 우뚝 서며 올 시즌 '골든 글러브 3파전'을 전개 중인 강정호(22)의 성장세는 팬들의 위안 거리 중 하나다. 지난 2005년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현대에 2차 1순위로 입단했던 강정호는 올 시즌 2할8푼8리 18홈런 72타점(9일 현재)을 기록하며 맹위를 떨치고 있다. 지난 2003년 KIA 홍세완(32)이 22홈런 100타점을 기록한 이후 6년 만의 '20홈런 유격수'로 도전장을 내민 선수가 바로 강정호. 시즌 중반 송광민(26. 한화)이 비슷한 페이스로 홈런을 때려냈으나 송광민이 현재 14홈런에 그쳐 있는 반면 강정호는 18개의 아치를 쏘아올리며 장타형 유격수의 회귀를 앞두고 있다. 강정호의 활약은 공격에만 지나지 않는다. 평범한 유격수들이 공의 궤적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과 달리 강정호는 바운드를 줄이고자 하는 수비를 보여주려 노력한다. 국내 최고급 수비로 보기는 힘들지만 데뷔 초기 사령탑이었던 김재박 현 LG 감독이 '제 2의 박진만(33. 삼성)'으로 추켜세운 센스가 경기 중에도 언뜻 비춰진다. 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20홈런에 대해 묻자 "빨리 치고 싶어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온다면 좀 더 편하게 시즌을 치를 수 있을 텐데"라며 솔직한 답변을 내놓은 강정호. 현재 유격수로 뛰고 있는 강정호지만 고교 시절에는 내야 전 포지션을 두루 소화하던 선수였다. 특히 광주일고 3년 시절에는 나승현(22. 롯데)과 함께 배터리를 구축해 전국대회 우승을 일구기도 했다. 지난 시즌 개막 전 포수 백업 요원 정도로 기대치가 낮았던 강정호는 전임 이광환 감독의 기대 속에 유격수로 출장 기회를 얻었고 현재 위치까지 이르렀다. 빠른 발을 지닌 내야수가 아닌 강정호가 공이 튀는 횟수를 미리 줄여 보다 빠르게 범타 처리하는 능력은 허투루 볼 수 없다. 크게 튀는 정면 바운드 타구 처리에 있어서는 골든 글러브를 놓고 경쟁 중인 손시헌(29. 두산)이나 나주환(25. SK)에 뒤지지 않는 것이 강정호의 수비다. "포구 시 폼 교정이나 풋워크 쪽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했었어요. 원래 고교 저학년 때는 유격수로 뛰다가 3루-2루-포수로 이동했거든요. 펑고도 엄청 받았습니다. 훈련 정말 열심히 했어요". 골든 글러브에 관련한 이야기에 수줍은 웃음을 보이면서도 "기회가 왔으니 힘내야죠"라며 가식 없는 마음을 그대로 비춘 강정호. '대형 유격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당찬 유망주의 힘찬 발걸음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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