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을 맞았다고 보면 된다". KIA가 6.5경기차 독주모드를 지키지 못하고 SK의 추격을 허용했다. 지난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5연패 탈출에 성공, 반전에 성공했다. 아직은 한국시리즈 직행을 장담하기 어렵다. 잔여경기로 볼때 유리하지만 SK 전승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안심하기는 이르다. 뜻밖의 5연패가 이같은 살얼음 승부로 이어지게 됐다. 그러나 5연패는 KIA선수들에게 귀중한 자산이자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남은 시즌과 포스트시즌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이다. 그만큼 KIA 선수들은 큰 경기를 해본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5연패 과정에서 KIA 선수들은 달랐다. 후반기 11연승과 함께 가파른 상승세를 타던 모습이 아니었다. 중요한 순간에 긴장하는 얼굴표정이 역력했다. 숱한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수비실수도 나왔다. 반면 SK 선수들은 달랐다. 필요할때 득점을 올렸고 절대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막는 강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도대체 1위팀이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말도 나왔다. 그만큼 KIA 선수들이 떨었다는 것이다. 12년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고 있는 만큼 큰 경기 경험은 거의 전무하다고 볼 수 있다. 이종범, 김종국, 장성호만이 97년 한국시리즈에 뛰었다. 12년이나 지난만큼 이들도 사실상 초짜나 다름없다. 2001년 KIA 창단이후 4번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모두 패퇴하면서 패배에 익숙해져 있고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큰경기 울렁증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KIA는 앞으로 매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이 결승시리즈에서 KIA 선수들은 극도의 긴장감속에 파묻히게 된다. 긴장의 연속이지만 경기를 벌일 수록 KIA 선수들의 경기력은 몰라보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큰 경기에 대비해 백신을 맞았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KIA 관계자의 말이 허투로 들리지 않는 이유이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