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부전자전 농구 유망주' 이종현, "2m16까지 큰대요"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09.12.04 08: 47

아버지는 왕년의 중앙대-기아 센터 이준호 씨
"어릴 때는 버스 천장에 닿는 큰 키가 불편했어요. 그런데 농구를 하면서 제 자랑이 됐어요. 의사 선생님은 제 키가 2m16까지는 클 거라는데 2m10만 돼도 소원이 없겠어요".
한국 남자농구가 들썩이고 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2m가 넘는 농구 유망주가 등장해서다. 그 주인공은 경복고 입학을 앞두고 있는 이종현(15, 2m3, 휘문중3). 지난 10월 이란과 U -16 아시아선수권 준결승에서 '트리플 더블(19점 10리바운드 10블록슛)'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이종현은 이제 남자농구의 희망이 됐다.

▲ 희망 #1 최고의 센터가 될 재목
이종현이 주목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농구 선수로 타고난 신체. 중앙대와 기아자동차에서 활약했던 아버지 이준호(43) 씨의 축복받은 유전자를 그대로 물려받은 이종현은 성장판 검사에서 2m16까지 클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검사대로 된다면 하승진(24, 2m21, KCC) 김병오(19, 2m17, 대전고3) 다음의 장신 농구 선수가 된다. 2m19에 달하는 팔 길이도 돋보인다.
연세대의 김만진 감독이 그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2일 경복고의 훈련을 지켜본 김만진 감독은 "키가 크면 농구에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서장훈이 지금까지 프로농구를 호령하는 것이 그 증거다. 그런 면에서 (이)종현이의 성장 가능성은 희망적이다"고 말했다.
단순히 키만 큰 선수가 아닌 것도 그의 가치를 높인다. 이란과 아시아선수권 준결승은 그의 가치가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 이종현은 80-81로 뒤진 상황에서 종료 19초를 남기고 극적인 결승골을 뽑아내면서 1점 차 승리를 이끌었다. 해결사의 능력까지 갖추고 있는 셈이다.
▲ 희망 #2 최고의 센터가 될 수 있는 환경
환경도 유리하다. 이종현은 연가초 4학년 시절부터 아버지 이준호 씨의 집중 조련을 받으면서 농구를 배웠다. 이종현이 청소년대표로 선발된 뒤 각광받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시점에서 이종현은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전통의 농구 명문 경복고가 그 무대.
이준호 씨는 "작년 처음으로 종현이와 맞대결에서 졌다. 종현이를 더 큰 무대로 보낼 때가 됐다고 생각한 계기다. 미국도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너무 일찍 미국에 가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 그래서 종현이를 국내 최고의 센터로 키울 수 있는 경복고를 선택했다"면서 그 배경을 설명했다.
경복고의 김대환 코치도 이종현의 입학에 고무된 것은 마찬가지. 김대환 코치는 "종현이를 훌륭한 선수로 키워내는 것이 내 역할이다. 지금까지 종현이가 하드웨어를 만들었다면 이제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단순한 센터가 아닌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시켜주면서 최고의 선수로 조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희망 #3 최고의 센터가 되고 싶은 의지
이종현의 어머니 이은주(40) 씨는 "아들이 변했다"고 했다. 과거 이종현이 아버지의 강권에 따라 농구를 시작했다면 이제는 스스로 농구를 즐기고 있다는 것. 그 계기는 역시 10월 아시아선수권이다. 아시아 무대의 수준을 맛보면서 세계무대에 대한 도전을 갈구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종현도 어머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일까. 이종현은 전과 달리 겨울 방학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부족한 힘과 기술을 키워 세계무대에 자신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이종현은 "아시아선수권 준결승전에서 이란을 이기니까 눈물이 나더라고요. 친구들도 모두 울었어요. 진짜 농구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라면서 "내년 세계선수권에서 미국을 상대로 한국의 팀플레이를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미소를 지었다.
stylelomo@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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