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틱 사극영화, 인기 장르된 이유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0.05.14 08: 31

스크린을 통해 본色을 드러내는 '에로틱 사극영화'가 한국영화 인기 장르로 자리매김될 조짐이다.
은밀한 色, 농익은 해학, 과감한 상상 등이 필요한 한국 에로틱 사극영화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완성도를 기하며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여태까지 만들어진 대표 에로틱 사극영화로는 '스캔들', '음란서생', '미인도', '쌍화점', '방자전'을 꼽을 수 있다. 이들 19禁 사극들은 역사의 터부와 본色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고품격 에로티시즘과 탄탄한 스토리는 필수.

특히 이들은 영화 속 실존했던 인물들, 혹은 그간 대중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던 역사 속 사회의 이미지를 色의 관점으로 재해석하며 신선한 재미와 충격을 안겨줬다. 이 점이 한국 에로틱 사극영화 인기의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전도연 배용준 이미숙 주연 '스캔들'은 고전 외화를 한국식으로 리메이크해 정절녀를 두고 사랑 게임을 벌이는 양반들을 그리며 새로운 파격성을 선보였고, 이범수 한석규 김민정이 출연한 '음란서생'은 음란 소설을 쓰는 사대부 자제란 신선한 소재로 호기심을 자극했다.
역사 속 실존인물인 신윤복이 실제로는 여자였다는 내용, 그녀를 둘러싼 질투와 사랑을 그린 김민선 김남길 주연 '미인도'는 그 자극적인 설정과 전에 볼 수 없던 에로틱한 비주얼을 창조하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뜨거운 이슈 몰이를 했던 '쌍화점'은 핫 배우 조인성, 주진모를 내세워 고려왕과 호위 무사의 동성애 등 다채로운 소재와 상상력으로 역사를 흥미롭게 재해석했다. 그런가하면 개봉을 앞두고 있는 류승범 김주혁 조여정 주연 '방자전'은 고전 소설 '춘향전'을 발칙하게 훼손한다.
 
춘향을 사랑한 방자라는 과감한 상상에서 시작된 '방자전'은 구전에서 문학으로 자리잡은 '춘향전'을 뒤집으며 조선시대 소설 속 주인공들의 또 다른 본色을 그리고 있다. 정절과 정의, 충성이라는 미덕으로 강조되어 온  춘향, 몽룡, 방자는 이상적인 캐릭터에서 벗어나 현실성을 띄며 캐릭터의 전복을 꾀한다.
이들은 역사의 이면에 존재했을 법한 터부와 본色을 통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19세 이상의 관객들을 폭넓게 사로잡으며 흥행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아직 엄숙주의가 살아있고 어느 정도 정형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TV 사극과는 달리, 스크린이라 공간에서는 보다 에로틱한 상상력을 펼치는 등 금기 깨기에 도전한다. 항상 봐왔던 사극, 하지만 관객들이 돈을 지불하고 극장에서도 사극을 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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