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성형과 치아교정 어떤 걸로 할까?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0.05.14 10: 31

[건강칼럼] 성북구 대학로에 사는 주부 임모씨는 어느 날 텔레비전을 보다가 앞니가 하얗고 가지런한 연예인을 보고 자신도 똑같이 치아미백과 치아교정을 하고 싶다고 치과에 찾아왔다. 그렇지만 막상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처럼 하려면 앞니 치아를 대부분 갈아내고 씌워야 한다는 얘기를 치과에서 듣고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웃을 때 보이는 치아들은 한결같이 하얗고 바르다. 모두 치과에서 미백과 치아교정을 받은 것처럼 깨끗하고 바른 치아를 보는 시청자들은 대부분 텔레비전을 보면서 자신도 같은 치아를 가지고 싶어한다. 그렇지만 실상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들은 상당수가 전통적인 치아교정이 아닌 치아성형이라고 부르는 라미네이트나 올세라믹 크라운 보철치료를 받은 경우가 상당히 많다.

치아교정과 치아성형의 차이점은 치아교정은 치아의 뿌리까지 움직여서 치아의 위치변화를 통해 치아가 가지런해 보이게 하는 반면 치아성형은 치아를 삭제해서 즉, 갈아내서 치아를 씌워서 치아의 형태와 배열뿐 아니라 치아의 색깔까지도 바꿀 수 있는 치료 방법이다.
 
일부 치아성형 전문병원에서는 치아를 갈아내는 것은 치아를 갈아낸 이후 얼마든지 다시 만들어 줄 수 있으므로 마음대로 갈아내도 괜찮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치아를 한번 갈아내면 다시 원래 상태로 회복시켜주기 힘들 뿐 아니라 치아를 씌우더라도 정기적으로 다시 바꿔 주어야 하며 치아성형이 잇몸에 치명적으로 안 좋은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치과의사라면 모두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초단기교정, 급속교정 이라는 명분 아래 아래위 6~14개의 앞니들을 신경치료한 뒤 라미네이트나 올세라믹 크라운으로 씌우는 방법으로 돌출입을 교정하는 경우도 있다. 이 방법은 돌출입 교정을 위해 멀쩡한 앞니들을 죄다 깎는, 돌이킬 수 없는 맹점이 있다.
 
결국 라미네이트나 올세라믹 크라운 같은 치아성형법으로 돌출입을 교정한다는 것은 2년의 치아교정 기간을 단축하려다 치아 수명을 40년 단축하는 모순과 막대한 치료비용 등 어리석음을 범하기 쉽다. 더욱이 이런 라미네이트나 올세라믹 크라운 치아성형의 수명이 평생 가는 것도 아니라 보통 10년 주기로 교체해야 한다.
 
물론 치아성형이 언제나 좋지 않은 것은 아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치아교정을 하기 힘든 경우에 어쩔 수 없이 시행해야 하는 경우나 치아모양이 선천적으로 안 좋은 경우, 치아교정으로 해결하기 힘든 경우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시행 되어야 한다.
우연히 앞니에 충치가 많고, 치열이 불규칙하거나 변색이 심한 경우라면 모를까 초단기교정이라는 명분 아래 멀쩡한 치아를 깎는 라미네이트 돌출입 교정법은 치아 하나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더 잘 아는 치과의사 입장으로서 씁쓸함을 느낀다. 그렇지만 TV나 각종 매체에 등장하는 젊은 연예인들에게 라미네이트나 올세라믹크라운 치아성형은 마치 필수사항인 것처럼 됐다.
 
그러나 연예인들의 치아성형을 마케팅 수단으로 앞세워 일반인을 현혹하는 일부 상업적인 행태는 같은 치과의사로서도 부끄러울 때가 많다. 이들이 과연 자신의 부모형제, 자녀에게도 멀쩡한 치아를 깎는 치아성형을 권할 것인지 의문스럽다. /강남구 대치동 뉴연세치과 원장 김진형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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