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섭-축하한다네요".
SK 나이츠의 '람보 슈터' 문경은(39)이 14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19층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서정원 SK 단장과 신선우 감독과 함께 동석한 문경은은 시작 전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지만 이내 밝은 얼굴로 은퇴의 소회를 밝혔다.
연세대 시절 대학팀 사상 첫 농구 대잔치 우승을 이뤄내며 전성기를 시작한 문경은은 후배들의 은퇴로 인해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상민(38)과 우지원(37) 등 후배들의 은퇴로 인해 힘겨운 결정을 내린 것.

문경은은 마지막 남은 연세대의 농구대잔치 우승 멤버 서장훈(36, 삼성)에게 용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 서장훈과 통화를 했다는 문경은은 "(서)장훈이가 여러 가지 말은 하지 않았다"면서 "섭섭-축하합니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고 밝혔다.
문경은과 서장훈은 대학시절부터 대표팀까지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은 사이. 그렇기 때문에 속내를 모두 털어 놓고 허물없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선후배간이다.

문경은은 프로 통산 1669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프로 통산 최다 기록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명품 3점슛을 선보여 '람보슈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또 그는 지난 2002년 아시안 게임에서는 국가대표 주전 슈터로 활약하며 20년만에 한국 농구를 아시아 정상에 올려놓기도 했다.
특히 문경은은 그나마 뛸 수 있는 상황서 은퇴를 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완전히 가치가 없어진 다음 초라하게 은퇴를 하는 것 보다는 기억에 남는 선수로서 은퇴를 하는 것이 더 큰 의미를 가진 다는 것.
문경은은 "김진 감독님과 신선우 감독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면서 "그동안 열심히 했던 결과로 웃으면서 떠날 수 있게 됐다. 감사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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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