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포는 밀어쳐서도 1경기 2홈런을 기록하며 힘을 과시했고 뒤를 따른 타자들도 연신 홈런을 쏘아올렸다. 두산 베어스가 새로운 4번 타자 김현수의 2홈런 등 총 6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SK 와이번스의 4연승을 저지했다.
두산은 1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SK전서 1회 쐐기 스리런 포함 2홈런 4타점을 올린 김현수를 비롯한 타선의 폭발력과 5이닝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한 선발 임태훈의 활약을 앞세워 12-8로 승리했다. 두산은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23승 1무 13패(2위, 14일 현재)를 기록하며 최근 3연승을 달리는 동시에 선두 SK(28승 10패)에 4경기 반 차로 좁혀들었다. 반면 SK는 최근 3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SK답지 않은 잇단 수비 실책에 두산은 아웃 카운트 없이 선취점을 올렸다. 1회초 톱타자 이종욱의 2루 땅볼성 타구는 2루수 정근우의 악송구에 편승해 무사 2루가 되는 출루-진루타로 이어졌다. 기록은 2루 내야안타에 2루수 악송구.
고영민이 상대 선발 게리 글로버의 3구 째에 오른손 약지를 맞고 교체되며 무사 1,2루가 된 상황. 후속 타자 이성열의 타구는 투수 앞 땅볼이었으나 글로버의 악송구로 이어졌고 이 틈을 타 이종욱은 홈까지 파고들었다. 1-0 두산의 첫 득점.
글로버의 동요에 4번 타자 김현수는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볼카운트 0-2에서 김현수는 가운데로 몰린 글로버의 직구(144km)를 그대로 밀어쳤고 이는 라인드라이브 형태로 뻗어나가는 좌월 스리런으로 이어졌다. 순식간에 4-0 두산의 리드가 되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두산은 파괴력을 그대로 이어갔다. 김동주의 삼진 이후 두산은 최준석의 우중간 3루타에 이어 손시헌의 우전 적시타로 5-0까지 일찌감치 달아났다. 이후 두산은 양의지의 우전 안타로 1사 1,3루를 만들며 추가점을 노렸으나 오재원의 2루수 앞 병살타로 일단 1회초를 5득점으로 끝냈다.
1회말 SK는 '캐넌' 김재현의 우월 솔로포로 일단 한 점을 만회했다.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김재현은 볼카운트 1-2에서 임태훈의 가운데로 몰린 직구(143km)를 그대로 당겨 우측 관중석에 꽂히는 홈런(비거리 115m)으로 장식했다.
2회부터 평정심을 찾은 글로버의 투구를 기반으로 SK는 3회말 만회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1사 후 조동화의 중전 안타와 박재상의 좌전 안타로 1,3루를 만든 SK는 이중도루 실패로 2사 3루가 되었으나 정근우의 좌익수 방면 1타점 2루타로 2-5 추격권에 돌입했다.
2~4회 무득점을 이어가던 두산의 방망이는 5회초 다시 불이 붙었다. 2사 1루 상황서 최준석이 글로버의 2구 째 커브(120km)를 끌어당겨 큼지막한 투런포(비거리 125m)로 연결한 것. 7-2로 두산이 추격권에서 다시 벗어난 순간이다.
6회초 2사 후 두산은 이종욱의 우월 솔로포로 한 점을 더하며 8-2로 도망갔다. 이 홈런으로 이종욱은 데뷔 후 첫 2경기 연속 홈런을 뽑아냈다. 그러자 SK는 6회말 최정의 좌중월 솔로포로 3-8을 만들었다. 쉽게 질 수 없다는 의지였다.
그러나 두산은 7회초 선두타자 임재철의 중월 솔로포와 김현수의 좌월 솔로홈런, 연속 타자 홈런으로 10-3을 만들며 힘이 남아있음을 보여줬다. 7점 차를 허용한 SK는 7회말 정근우의 1타점 중전 적시타에 김재현의 2루수 땅볼 때 유격수 손시헌의 악송구에 박재상이 홈을 밟으며 다시 5-10으로 따라붙었다.
그러자 두산은 곧바로 8회초 양의지의 좌중월 솔로포로 11-5를 만들었다. 효율성은 다소 떨어졌으나 그대로 연신 홈런을 때려내며 타선의 힘을 그대로 보여줬고 이원석의 우중간 1타점 안타까지 터졌다. 12-5 두산이 승리를 굳히는 듯 했다.
8회말 SK는 이재원의 좌중간 1타점 안타와 조동화의 2타점 좌월 투런으로 8-12를 만들었다. 노림수 타격이 확실한 SK 타선을 감안했을 때 역전의 기미가 솔솔 피어오른 순간. 그러나 박재상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추격을 향한 의지의 끈도 끊어졌다.
두산 선발 임태훈은 데뷔 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투구수(84구)를 기록하며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탈삼진 3개, 사사구 1개) 2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뒀다. 선발 데뷔 2경기서 모두 승리를 거둔 동시에 팀의 3연승을 견인한 값진 1승이었다.
이날 프로 데뷔 후 세 번째 1경기 멀티홈런을 기록한 김현수는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꼭 1년 전 김현수는 목동 히어로즈전서 자신의 두 번째 멀티홈런 기록을 작성했으며 그날도 스리런과 솔로포로 4타점을 올렸다. 1년의 시간 차를 두고 '평행이론 타격'을 보여준 것.
또한 이날 두산 타선은 총 6개의 홈런을 쏘아올리며 역대 1경기 베어스 구단 사상 최다 홈런 타이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3차례(1992.5.17 전주 쌍방울전, 1994.6.4 인천 태평양전, 1999.8.29 대전 한화전).
반면 SK 선발 글로버는 6이닝 동안 118개의 공을 던졌으나 12피안타 10실점(9자책)으로 시즌 3패(3승)째를 떠안았다. 1회서만 5점을 내준 것이 아쉬운 순간. 전날 몸에 맞는 볼로 허리 근육통 속에 경기 출장을 감행한 정근우는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분전했으나 패배에 빛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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