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계속되는 '허무 야구' 비상구는 없나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0.05.15 08: 26

시동이 늦게 걸린다. 지난 해부터 이상하게 꼬이고 있다.
LG 트윈스의 ‘조마조마 야구’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해에도 막판 대추격전을 펼쳐 동점내지는 턱밑까지 추격에 성공했으나 뒷심 부족으로 허무하게 패했는데 올 시즌도 그 증상이 이어지고 있다. 보는 팬들은 조마조마하게 만들었지만 아쉽게 패해 선수단에는 허무함을 안겨주고 있다.
이번 주 경기서도 LG의 ‘허무 야구’는 이어졌다. 지난 12일 청주 한화전서는 0-6으로 뒤지다가 중반 반격으로 한점차까지 따라갔다가 다시 2점을 내줘 결국 7-8로 한 점차 고배를 마셨다. 또 지난 14일 잠실 롯데전서도 0-3으로 뒤지다가 7회 동점을 만들었으나 8회 결승점을 내줘 3-4로 무릎을 꿇어야했다.

5월 들어서도 한 점 차 승부가 LG에게는 5번 있었다. 2승 3패로 승보다는 패가 많았다. 지난 8일 KIA전서는 2점차 패배도 있었다. 1-4의 열세에서 추격에 성공, 4-4 동점까지 만들었으나 9회 2점을 허용해 패배했다. 물론 다음 날(9일) 경기에서는 9회초까지 1-3으로 뒤지다가 9회말 마지막 공격서 폭발, 조인성의 끝내기 안타로 4-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다.
5월 12경기서 1, 2점차 승패가 6경기로 절반에 이른다. 물론 승리할 때에는 짜릿함이 더하지만 패했을 경우에는 허무함에 피로감이 더하다. 선수들은 패했을 때 자신의 실수 등을 자책하며 괴로워하는 모습들을 역력하게 보여주고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표방한 LG 선수단은 대추격전을 벌여 뒤집기를 노리고 있지만 막판 집중력이 떨어져 패하는 경우가 더 많은 지난 해와 올해이다. 박종훈 신임 감독은 이런 현상에 대해 “우리 팀의 현 수준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직은 우리가 힘에서 부족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포기하지 않고 추격전을 전개하는 것은 선수들의 당연한 목표이다. 막판 추격에도 불구하고 한 두 점차로 패했을 때에는 ‘대범함’이 요구된다. 자신의 실수나 부족함을 탓하며 다음 경기에 지장을 받기 보다는 대범하게 털어버리고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허무함을 대범함으로 극복하고 다음 경기에 더 힘을 내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다.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처럼 ‘경기를 즐겨야 한다’는 생각도 필요할 수 있다.
이전 패배의 악몽에 시달리기 보다는 ‘다음에는 실수 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경기를 즐길 때 ‘조마조마 야구’에서 승리의 길이 보이지 않을까. 물론 코칭스태프와 프런트도 선수들에게 이전 실수보다는 이전 이겼을 때 잘한 점을 칭찬하며 선수들의 기를 북돋워주는 것도 ‘허무 야구’의 극복책이 될 것이다.
팬들을 울리고 웃게 만드는 한 점 차 승부에서 LG가 올 시즌 더 많이 웃게 될 것인지 지켜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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