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만 틀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오는 16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15일 파주 트레이닝 센터(NFC)에서 연습을 실시했다. 이날 대표팀에는 '라이언킹' 이동국(전북)이 처음 합류,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12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 애들레이드 FC와 경기에 출전한 후 대표팀에 합류한 이동국은 밝은 얼굴이었다.

전북은 전반 터진 에닝요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선 후반 중반 이동국은 심우연과 교체 투입됐다. 하지만 전북은 최강희 감독의 의지와는 다르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결국 2-2로 전후반 90분을 마친 전북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홈팀인 애들레이드의 흐름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전북에는 '라이언킹' 이동국이 존재했다. 그는 연장 후반 종료 직전 두 차례의 기회를 맞이했다. 애들레이드 진영 오른쪽에서 최태욱이 문전으로 올린 크로스를 완벽한 단독 찬스서 헤딩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강타, 첫 기회는 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이동국은 두 번째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상대 진영 왼쪽 골 에어리어 모서리 부근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헤딩슈팅으로 연결했고 이 볼이 그대로 골키퍼 왼쪽을 통과하며 애들레이드의 골네트를 흔드는 결승골이 됐다.
올 들어 대표팀에 합류해 남아공-스페인 전지훈련과 2010 동아시아선수권에 참가한 뒤 2010 시즌으로 이어진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이동국은 지난 경남전에 이어 폭발적인 골 감각을 선보이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이날 이동국은 결승골을 작렬한 후 특이한 세리머니를 실시했다. 양손을 앞으로 내미는 모습. 또 그의 옆에는 팀 후배 최태욱이 '브이'자를 그리며 승리에 대한 기쁨을 나타냈다.
이동국은 당시 세리머니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당시 차용한 세리머니는 호주에서 성행하는 럭비와 축구를 혼합한 형태의 스포츠인 푸티에서 나오는 심판의 판정이었다.
이동국은 "텔레비전을 틀면 그 경기가 나와 유심히 살펴봤다"면서 "그 세리머니가 6점을 뜻한다고 들었다. 골을 넣고 우리가 이겼다는 기쁨에 6점 이상이라는 생각에 그런 세리머니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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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 중계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