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선수가 부상당하면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이탈자를 떠올리며 꼭 1년 전의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인지 감독의 얼굴은 다소 어두웠다. 김경문 두산 베어스 감독이 주전 2루수 고영민(26)의 1군 엔트리 말소에 대해 아쉬움을 비췄다.

김 감독은 15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전날(14일) 선발로 나선 임태훈이 잘 던져줘 선발진에는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 같다"라며 안도감을 표했다. 지난해까지 3년 간 줄곧 계투로 활약했던 임태훈은 14일 SK전서 선발로 나서 5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하며 선발승을 올렸다. 선발 전환 후 2연승으로 콧노래를 부른 것.
그러나 이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고영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다시 낯빛이 어두워졌다. 고영민은 전날 첫 타석서 상대 선발 게리 글로버의 몸쪽 공에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맞아 살집이 터진 부위를 봉합하는 간단한 치료를 받았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플레이에 어려움이 있어 김재호에게 바통을 넘기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
특히 주전 선수의 부상은 김 감독에게 악몽과도 같다. 꼭 1년 전 이맘때 두산은 유격수 손시헌을 제외한 센터 라인 주전 3명이 줄줄이 부상을 당하며 공백을 낳았다. 고영민의 발목 부상에 이어 포수 최승환의 무릎 부상, 중견수 이종욱의 턱 관절 골절상으로 대체자로 시즌 중반을 치러야 했다.
고영민은 시즌 전부터 김 감독이 기대했던 키 플레이어. "경기력 기복이 크면 안된다"라는 고영민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김 감독이었으나 일단 출루하면 득점 성공률이 높은 데다 수비 시프트 소화 능력을 갖춘 고영민인 만큼 김 감독의 한숨은 더욱 무거웠다.
"계획안에 포함된 주전 선수가 부상으로 빠지면 여간 난감한 게 아니다. 또다른 선수로 대체하는 것을 떠나 경기 운영의 큰 틀에도 수정을 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날 승리로 편하게 잠을 이뤘다던 김 감독이었으나 고영민의 부상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이맛살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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