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머니는 지금 말할 수 없다. 대구에 직접 와서 보셨으면 좋겠다".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4, 자메이카)가 1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해 2010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서 선전을 다짐했다.

볼트는 오는 19일 오후 7시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릴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참가차 입국했으며 곧바로 대구로 이동해 다음날 하루 쉬고 17일 대구 시민운동장에서 조직위원회가 마련한 유망주 지도 프로그램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해 독일 세계선수권에서 9초58로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볼트는 이번 대회에서 트래비스 패짓(9초89)과 마이크 로저스(이상 미국, 9초94) 등과 올 해 첫 100m 레이스를 펼친다.
볼트는 "따뜻한 환대에 감사드린다. 작년에 불참했지만 올해는 참가해 기대가 크고 컨디션이 상당히 좋다. 올 시즌을 시작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중요하다"며 "매해 개발 중인 세리머니는 지금 말씀 드릴 수 없다. 기분 좋으면 독특한 제스처가 나올 수 있으니 대구에 직접 와서 보셨으면 좋겠다"며 환한 미소와 함께 입국 소감을 밝혔다.
볼트는 지난달 25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펜 릴레이 대회 400m 계주에서 자메이카의 마지막 주자로 나서 8초79의 스퍼트로 우승을 이끌었으며 지난 2일 자메이카 국제초청육상대회 남자 200m 레이스에서는 역대 4위 기록인 19초56에 결승선을 끊은 바 있다.

볼트는 이번 대회에서 2011 세계선수권이 열릴 트랙을 밟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감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테스트를 해보고 어떤 곳에 중점을 두고 노력이 필요할지 찾겠다"며 "올해는 오프 시즌이기 때문에 여유를 갖고 싶고 기록 경신 계획은 없다. 올해보다는 내년에 세계선수권 등 중요한 대회가 많기 때문에 중점을 두겠다. 내 한계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좋은 기록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볼트는 이번 대회를 비롯해 23일 상하이, 다음달 12일 뉴욕, 7월 16일 파리, 8월 27일 브뤼셀 등 국제육상경기연맹이 주관하는 다이아몬드리그 대회를 앞두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떤 대회에서도 최대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팬들이 기대하는 만큼 최선을 다해 대회에 임하겠다. 예상 기록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시즌 다른 대회서도 좋은 결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사파 파월(28, 자메이카)이 이날 국제육상경기연맹 다이아몬드 슈퍼 그랑프리 남자 100m에서 우승을 차지한 소식 등 라이벌에 대한 질문에 볼트는 "한 선수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라이벌이 될 수 있다. 그래도 꼽자면 파월과 게이"라고 답했다.
한편 한국이 31년 간 100m에서 10초34의 최고 기록을 깨지 못하는 것에 대해 볼트는 "나는 좋은 코치 밑에서 훈련과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좋은 코치는 물론 헌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집중력을 갖고 훈련에 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인천공항=민경훈 기자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