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유망주 투수 우완 이형종(21)이 마침내 1군 무대에서 첫 인사를 한다.
이형종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데뷔 첫 경기지만 팀이 5연패의 늪에 빠져 있어 은근히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모습이다. 14일 1군에 합류한 이형종은 지난 2경기 동안 상대 롯데 타자들의 타격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며 자신의 수첩에 꼼꼼히 메모했다.
지난 2008년 LG에 입단한 이형종은 가장 촉망 받은 유망주 투수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교시절까지 항상 최고의 위치에서 야구를 했던 이형종은 LG 입단 후 팔꿈치 토미존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재활'이라는 시련의 시간을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3월 개인 홈페이지 비밀 공간에 박종훈 감독을 비방한 글이 실수로 공개되면서 뜻하지 않은 물의를 일으켰다.

이형종은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이 없다"는 말로 박종훈 감독에게 사죄했고, '덕장' 박종훈 감독도 철없는 자신의 선수를 사랑으로 감싸 안았다. 그러면서 박 감독은 이형종이 간절히 바라던 1군 무대 선발의 기회도 함께 제공했다.
이형종은 150km가 넘는 직구에 각도 큰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한다. 제구만 안정된다면 1군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구위를 지녔다. 특히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퓨처스 리그 상무전에서 5이닝 동안 93개(스트라이크 63개)를 던져 솔로 홈런을 포함해 8피안타 2볼넷 3실점했다. 자신의 주무기인 빠른 직구로 탈삼진도 6개나 잡아냈다. 공을 던지는 순간 힘이 많이 들어가며 전체적으로 제구가 약간 높게 형성되기는 했지만 좋은 볼을 던질 때는 상하체 밸런스가 매우 좋았다.
프로 데뷔 첫 등판이기에 많이 긴장될 것이다. 그러나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는 순간 투구 밸런스만 잘 잡는다면 자신의 장점인 직구의 위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눈물왕자' 이형종이 '속죄투'로 팀의 5연패를 끊고 1군 무대에서 화려한 비상을 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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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G 트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