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특급 마무리' 오승환(28)은 뜻하지 않은 부상과 부진 속에 아쉬움이 컸다.
오승환은 지난 1일 대전 한화전 8-4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선두 타자 강동우와 맞붙어 내야 안타를 허용한 뒤 이대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그러나 추승우와의 대결에서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고 오른쪽 허벅지 안쪽 근육 통증을 호소, 사이드암 권오준(31)과 교체됐다.
15일 오전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오승환은 "(추)승우형에게 초구를 던진 뒤 허벅지 안쪽 근육이 올라와 2구를 던지기 전 세게 던질까 말까 망설였다. 그러나 2루타를 맞고 나서 통증이 심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참고 던질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16일 대구 두산전 도중 어깨 근육이 찢어졌던 기억이 떠올랐다. "작년에 어깨 다친게 생각났다. 그때 참고 던지는 바람에 상태가 악화됐다". 그가 자진 강판 의사를 내비친 이유다.
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오승환은 7일부터 경산 볼파크에서 캐치볼과 웨이트 트레이닝, 그리고 부상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현재 통증을 느끼지 못할 만큼 호전됐다.
오승환은 "시즌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마운드에 오르면 홈런을 허용하고 팀에 보탬이 못 돼 답답했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또한 그는 "지금도 TV 중계를 보면 속이 타들어간다. 집에 가면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예전에 좋았던 모습도 찾아보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팀내 최고의 노력파로 손꼽히는 오승환은 "작년에도 전훈 캠프 때 부상없이 구위도 좋았지만 어깨 부상을 입었다. 이번 전훈 캠프에서 정말 열심히 훈련했는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답답했다. 그럴수록 더욱 노력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오승환에 대한 비난성 댓글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지금도 인터넷 기사 댓글을 보면 좋지 않은 이야기가 적지 않다. 좋지 않은 이야기가 나오는 자체가 내 잘못이다. 내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면 좋은 이야기가 나오고 더 많은 팬이 생기지 않았겠냐"고 대답했다.
오승환은 '비난성 댓글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냐'는 기자의 물음에 "모든게 내 잘못"이라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는 "올해 같은 경우에는 나도 답답하다. 주위 사람들이 내게 해줄 수 있는 것은 조언 뿐이다. 나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 마운드 위에 오르면 좋은 모습 보여주며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승환은 다음 주부터 하프 피칭에 돌입할 예정. 그는 "이곳에 와서 전훈 캠프 만큼 하체 훈련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두 번 다시 다치지 않도록 더욱 튼튼하게 만들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하프 피칭 결과에 따라 복귀 시점이 결정될 전망이다.
15일까지 구원 1,2위를 기록 중인 이승호(SK, 12세이브)와 이용찬(두산, 11세이브)과의 경쟁에 대해 "따라 잡기 쉽겠냐"고 반문한 뒤 "할 수 있다.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세이브 1,2위 투수가 소속된 팀이 정규 시즌 성적도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 결과가 말해주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세이브는 팀 승리와 직결된다는 것을 잘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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