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안방극장을 점령했던 흥행 키워드 ‘복수’가 올 상반기 스크린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TV 드라마는 자신을 살해하려 했던 남편과 그를 뺏은 친구를 향한 매서운 복수를 그려내며 시청자를 열광케 했던 드라마 ‘아내의 유혹’을 필두로 복수 바람에 휩싸였다. 그리고 2010년, 외화 '엣지 오브 다크니스'와 칸 진출작 '하녀',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와 '나쁜 남자'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다시 한번 열광케 할 키워드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갚아주는 처절한 복수극이 한창이다.

'엣지 오브 다크니스'는 국가의 음모에 딸을 잃은 아버지의 슬픈 복수를 강렬하게 그려낸다. 눈 앞에서 사랑하는 딸을 잃은 보스턴의 형사 ‘크레이븐(멜 깁슨 분)’은 딸을 살해한 범인을 향해 총을 겨누며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다가도, 홀로 의자에 앉아 죽은 딸을 추억하며 슬픔에 잠겨있는 모습을 보이며 관객들로 하여금 그의 복수에 공감대를 실어주게 만든다.
8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멜 깁슨은 액션영웅으로서의 면모는 물론, 보다 깊어진 연기를 선보이며 주인공의 복수에 힘을 실어준다. 오는 6월, 모든 것을 잃은 아버지의 분노와 폭발적인 복수극이 관객들의 심장을 뛰게 할 것이다. 아픔을 지닌 아버지에게 ‘복수’는 삶의 마지막 이유이다. '007 카지노 로얄'에서 감각적인 영상미학을 뽐낸 마틴 캠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번 63회 칸 영화제 공식경쟁부문에 초청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하녀' 또한 순수했던 한 여자가 변화하면서 그리는 ‘복수’의 과정을 에로틱 서스펜스로 강렬하게 그려낸다. 상류층 가정의 하녀인 주인공과 주인 남자의 은밀한 관계, 그리고 이들의 비밀을 눈치챈 아내와 나이든 하녀의 얽히고 설힌 관계는 영화의 긴장감에 힘을 더해준다. 순수했던 자신을 비웃은 그들로 인해 철저하게 변해버린 여자에게 ‘복수’는 거만한 그들에 대한 경고와도 같다.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 또한 아픔을 지닌 인물들의 다양한 ‘복수’에 초점을 맞춘다. 지독하게 이기적인 엄마 밑에서 세상을 향해 마음을 닫고 자라온 ‘신데렐라 언니’ 은조(문근영 분)와 모든 것을 갖고 있었지만 아버지를 잃고 서서히 변해가는 ‘신데렐라’ 효선(서우 분)의 이야기는 잔혹하도록 슬픈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든다.
특히 사랑하고 사랑 받는 것에 익숙하던 ‘신데렐라’ 효선이 누군가를 증오하고 복수를 시작하게 되면서 드라마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상처를 받은 그들에게 ‘복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나쁜 남자’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짐승남 ‘김남길’과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한가인’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나쁜 남자'도 ‘복수’에서 모든 것이 시작된다. 어린 시절 자신을 파양시켰던 가문을 향한 한 남자의 복수와 욕망, 그리고 권력을 갖기 위해 사랑을 철저하게 이용하는 한 여자의 야망을 다룬 '나쁜 남자'는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을 그려낸 격정 멜로극으로 시청자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욕망에 충실한 그들에게 ‘복수’는 야망을 깨운 도화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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