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말이 없다". 2년간의 긴 재활과 팀에 물의를 일으킨 글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유망주' 우완투수 이형종(21)이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투수의 감격을 맛봤다.
이형종은 16일 2만 7000명의 관중으로 가득 찬 잠실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5이닝 5피안타 2볼넷 2실점(2자책) 2탈삼진을 기록했다. 2회초 강민호에게 맞은 2점홈런을 제외하고는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했다.
LG는 선발 이형종의 호투와 박용근, 박병호, 조인성의 홈런포 등 장단 16안타를 폭발 시켜며 롯데를 15-2로 대파하고 악몽과도 같았던 시즌 첫 5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선취점은 연패를 끊기 위해 안간힘을 쓴 LG가 올렸다. LG는 1회말 선두타자 이대형이 우월 3루타에 이은 3번 손인호의 2루수 앞 땅볼 때 홈을 밟아 1-0으로 앞서갔다.
롯데는 2회초 1사 1루에서 전날 만루 홈런을 날린 강민호가 LG 선발 이형종의 145km 초구 한 가운데 직구를 힘껏 걷어 올려 좌월 2점홈런으로 단숨에 2-1로 뒤집었다.
그러나 LG는 3회초 무서운 집중력을 과시하며 타자 일순과 함께 대거 6득점에 성공했다. 특히 2아웃 이후부터 집중 4안타와 상대 구원 투수 이재곤의 제구력 난조를 잘 이용했다. 2사 1,2루에서 3번 손인호의 1타점 중전 적시타에 이은 '큰'이병규의 1타점 우전 적시타가 터졌다. 서동욱의 1타점 중전 적시타에 이은 오지환의 우전 안타로 만든 만루 찬스에서 볼넷2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묶에 3점을 더 추가해 7-2를 만들었다.
타선에 불이 붙은 LG는 4회와 5회에도 한 점씩 추가점을 냈다. 4회 선두타자 '작뱅'이병규가 좌전안타에 이은 2루 도루를 성공시킨 뒤, 손인호의 좌전 안타 때 홈을 밟았다. 5회에는 2사 후 9번 박용근이 시즌 첫 솔로홈런을 날리며 9-2로 달아났다.
LG는 6회에도 1사 1루에서 4번 '큰'이병규가 우중간 1타점 3루타, 서동욱의 중전 적시타, 그리고 김태군의 우전 안타까지 터져 13-2가 됐다. LG는 7회에도 대타 박병호가 좌측 펜스를 넘기는 시즌 첫 홈런을 날린 데 이어 조인성의 연속타자 홈런까지 터져 15-2로 승부를 굳혔다. 조인성은 시즌 5호 홈런을 기록했다.
LG는 선발 이형종에 이어 그 동안 기회를 잡지 못했던 승리 계투진이 차례로 나왔다. 6회 이동현이 올라와 1이닝 동안 볼넷 1개만을 내주며 삼진 1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7회에는 좌완 오상민이 마운드에 올라와 ⅓이닝 동안 3안타를 내주며 만루 위기를 맞았으나, 공을 넘겨 받은 김광수가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이어 이상열(8회)과 오카모토(9회)도 뒤이어 등판해 실점을 하지 않으며 15-2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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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G 트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