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현 역전결승포' SK, 두산 5연승 저지…4.5G 차 1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05.16 20: 07

상대의 승부수를 '자충수'로 바꿔버린 베테랑의 파괴력이 돋보였다. SK 와이번스가 7회 터진 김재현의 역전 결승 스리런에 힘입어 두산 베어스의 5연승을 저지했다.
 
SK는 16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전서 2-4로 뒤지고 있던 7회 터진 김재현의 우월 역전 결승 3점포를 앞세워 6-4로 역전승했다. SK는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29승 11패(16일 현재)를 기록하며 2연패서 벗어난 동시에 2위(24승 1무 14패) 두산과의 격차를 4경기 반 차로 벌여놓았다.

 
에이스 카드의 맞대결 속에 먼저 기회를 잡은 쪽은 SK. SK는 3회말 박재홍의 유격수 내아안타와 조동화의 번트, 상대 선발 김선우의 폭투에 편승한 박재홍의 추가 진루로 1사 3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정근우가 상대의 전진 수비에 막혀 유격수 땅볼에 그치고 김재현마저 1루 땅볼로 일축당했다. 곧바로 4회초 두산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선두 타자 이성열의 중전 안타와 김동주의 볼넷 등으로 1사 1,2루 찬스를 맞은 두산은 최준석의 우익수 플라이에 이성열이 3루까지 진루하며 김광현을 압박했다. 그러나 손시헌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두산도 무득점으로 4회를 마쳤다.
 
5회초 두산은 이원석의 중전 안타와 이종욱의 좌전 안타로 1사 1,2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오재원과 이성열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며 0의 행진을 이어갔다. 모두 김광현의 슬라이더에 맥을 못 추고 쓸쓸히 기회를 지나쳐버렸다.
 
6회가 되어서야 0의 행진은 끝을 맺었다. 6회초 1사 후 두산 주포 김동주는 8구까지 가는 끝에 좌측 관중석을 넘어 그린존에 떨어지는 커다란 좌월 솔로포(비거리 125m)를 쏘아올렸다. 가운데로 몰린 직구(148km)였고 이는 노림수 타격이 좋은 김동주의 먹잇감이 되어 담장 너머로 날아갔다.
 
뒤를 이은 최준석마저 김광현의 4구 째 가운데로 몰린 직구(143km)를 끌어당겨 연속타자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2-0으로 두산이 앞선 동시에 분전하던 김광현이 마운드를 내려간 순간이다.
 
상대의 홈런에 SK도 홈런으로 응수했다. 6회말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김재현은 김선우의 7구 째 직구(147km)를 힘껏 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포를 때려냈다. 여기에 몸에 맞는 볼로 교체된 박재상을 대신해 나선 이명기가 중전 안타로 프로 데뷔 첫 안타를 때려내며 동점을 꿈꿨다.
 
그러나 박정권이 2루수 직선타로 물러난 데 이어 최정마저 풀카운트까지 가는 끝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선우를 흔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마운드에서 내려보내는 데는 일단 실패한 SK의 6회말 공격.
 
두산은 이 틈을 타 7회초 이성열의 좌중월 투런으로 4-1까지 달아났다. 두번째 투수 정우람의 3구 째 높은 슬라이더(127km)에 이성열의 배트가 거침없이 나갔고 이는 그대로 펜스 너머 관중석에 떨어졌다.
 
그러자 SK는 7회말 2사 후 박재홍의 좌중월 솔로포로 2-4를 만들었다. 후속 타자 조동화의 우전 안타가 나오자 두산은 18일 한화전 선발로 나설 예정이던 켈빈 히메네스를 계투로 투입했다. 팬들이 꽉 들어찬 관중석까지 겹치며 마치 포스트시즌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을 정도.
 
그러나 이는 엄청난 악수가 되어 돌아왔다. 정근우에게 볼넷을 내준 히메네스는 김재현에게 우월 역전 스리런을 내줬다. 5-4 SK가 리드를 잡은 동시에 결막염을 참고 마운드를 지킨 두산 선발 김선우의 역투가 물거품이 된 순간이다.
 
이후 SK는 잠수함 정대현-마무리 이승호를 투입하며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8회말 박정권이 친 타구는 상대 중견수 이종욱이 조명빛에 타구 궤적을 잃는 행운 속에 3루타가 되었다. 뒤를 이은 최정의 1타점 우익수 희생플라이가 나오며 6-4. SK의 확실한 쐐기 타점이다.
 
결승포의 주인공 김재현은 이날 4타수 2안타 4타점을 올리며 값진 승리를 이끌었다. 두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좌완 정우람은 1⅔이닝 2피안타 2실점했으나 타선 덕택에 승리투수가 되었다.
 
반면 선발요원임에도 계투로 투입된 두산의 두번째 투수 히메네스는 뼈아픈 결승포를 허용하며 시즌 2패(7승)째를 당하고 말았다. 고육책의 희생양이 된 셈. 3번타자 이성열은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분전했으나 활약이 빛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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