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이청용과 기성용의 희비가 엇갈리며 대표팀서의 위상에서도 변화가 생기게 됐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 평가전서 후반 터진 이승렬과 이청용의 연속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기성용은 올 시즌 FC 서울을 떠나 셀틱과 4년 계약을 맺었으나 9경기에 출전해 1도움에 그쳤고, 토니 모브레이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고 닐 레넌 코치가 임시 지휘봉을 잡은 지난 2월 28일 킬마녹전부터 8경기 연속 결장하며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실전 감각이 무뎌질까 하는 우려를 자아낸 바 있다.

에콰도르전에서 약 2달 만에 공식 경기에 나선 기성용은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연습때 허정무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았던 기성용은 경기에 선발 출장했지만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보이지 못했다. 신형민(포항)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더블 볼란테의 역할을 한 기성용의 움직임은 예전과 달랐다.
정상적인 경기 템포를 따라가지 못한 기성용은 신형민과의 호흡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기성용의 부진으로 인해 전반서 대표팀은 특별한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오히려 에콰도르에게 중원을 내주며 힘겨운 싸움을 벌일 수 밖에 없었다.
후반서도 기성용의 움직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기성용은 후반 5분 이동국에게 패스를 연결할 당시 오프 사이드를 기록했다. 김재성에게 패스를 이어받을 때 이미 오프사이드 자리에 있었던 것. 경기 감각이 떨어진 것을 절실하게 보여주는 상황이었다.
반면 이청용은 완전히 달랐다. 이청용은 지난 8월 FC 서울에서 볼튼으로 보금자리를 옮겨 총 40경기에 나서 5골-8도움을 기록, 박지성(맨유)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한국인 한 시즌 최다골(5골)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설기현(당시 레딩)의 시즌 최다 공격 포인트(4골-5도움)를 넘어서는 등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다.
이날 경기서도 후반 박지성과 교체되어 그라운드를 밟은 이청용은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상대를 압박했다. 프리미어리그 생활서 얻은 자신감이 경기에 그대로 나타난 것.
이청용의 자신감은 후반 39분 골로 나타났다. 에콰도르 중앙 수비를 유린한 후 왼발 슈팅을 기록하며 골 맛을 본 이청용은 왜 그가 프리미어리그서 성공했는지를 모여주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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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청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