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승운이 따를 수도 있다".
붉게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러나 힘겨운 승리를 통해 위닝시리즈(2승 1패)를 거뒀다는 데 위안을 삼았다.
1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를 마친 김시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었다. 여유있는 승리로 막을 내릴 것 같았던 경기가 상대 삼성의 무서운 추격 속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14일 18-5로 대승을 거뒀지만 15일 0-5로 영봉패, 1승1패로 팽팽하던 시리즈였다.

넥센은 5회까지 9-3으로 여유있게 리드했다. 그러나 6회 2실점, 7회 1실점하더니 8회는 박석민에 2타점 적시타를 맞고 9-8까지 좁혀졌다. 특히 마무리 손승락까지 일찌감치 투입했지만 역효과가 나왔다.
9-8로 앞선 9회에도 2사 후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오히려 역전 분위기가 느껴졌을 정도다. 마지막 삼성 김상수가 중전 안타성 타구가 다이빙캐치를 시도한 클락의 글러브로 빨려들기 직전까지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사실 마무리 손승락이 경기 전 몸살 기운이 있어 좋지 않다고 했다. 본인이 안던지겠다고 미리 말을 했다. 점수차가 여유가 있어 내보냈다"고 허탈해 하면서도 "손승락이 이번 같은 경기에 몇 번이나 나오겠는가. 앞으로는 오늘보다는 괜찮을 것"이라며 웃었다.
특히 김 감독은 "박석민이 (8회 2사 1, 2루) 쳤을 때 홈런인 줄 알고 그 쪽으로 쳐다보지도 않았다"면서 "다음주 SK전을 앞두고 있지만 오히려 오늘 승리를 계기로 승운이 따를 수도 있다"고 밝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선동렬 감독은 "투수들이 실점을 너무 많이 했다"면서 "선수들이 포기 않고 최선을 다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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