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 미드필드 '플랜 B' 가능성 입증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05.16 21: 01

"우리 선수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본다"(김대길 KBS N 해설위원).
축구공은 둥글다. 축구에서 어떤 이변도 일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이변은 약팀도 강팀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예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예상 외의 부상으로 결과가 바뀌는 일도 허다하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그러나 허정무호는 이런 부분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바로 주축 선수가 부상을 입을 것을 대비해 준비했던 '플랜 B'가 16일 저녁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 평가전에서 가능성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드필드의 플랜 B가 인상적이었다. 예비 엔트리(30인)에서 옥석을 가려야 하는 상황에서 신형민과 김재성 그리고 구자철을 투입하면서 미드필드의 견고함을 확인했던 순간이었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격한 김재성은 경기 내내 활발한 공격 가세와 수비 가담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청용의 백업으로 활약할 것이 유력한 김재성은 자신의 빠른 스피드로 에콰도르를 위협했다.
전반 2분 과감한 돌파로 프리킥을 얻어냈던 김재성은 전반 18분 날카로운 슈팅을 선보였다. 전반 31분 기성용의 침투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하지는 못했지만 에콰도르를 위협하기에는 충분했다.
비록 후반 38분 상대의 거친 태클에 발목이 돌아가면서 경기장을 이탈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였다.
신형민도 제 몫은 충분히 해내는 모습이었다. 조원희, 김남일과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형민은 적극적인 수비로 수비형 미드필더의 미덕이 어떤 것인지 증명했다. 물론 자신이 공을 잡았을 때 패스의 질이 떨어지는 점이 아쉬웠지만 허정무 감독에게 충분한 어필을 했다.
후반 들어 기성용 대신 필드를 누볐던 구자철도 믿음직스러웠다. 짧은 출전 시간으로 제 기량을 모두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감각적인 패스는 왜 구자철이 기성용과 함께 주전을 경쟁할 수 있는 선수로 꼽히는 지 알기에 충분했다.
김대길 KBS N 해설위원은 "김재성은 전반전부터 움직임이 좋았다. 최근 상승세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신형민도 수비는 안정적이었다. 그러나 수비형 미드필더가 공을 잡는 시간이 많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패스 성공률을 더욱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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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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