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같아서는 남아공월드컵에 서른 명 다 데려가고 싶다. 4명 탈락자를 두고 여전히 고민 중이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허정무(55) 감독이 16일 밤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 조에 속한 아르헨티나전 모의고사 상대인 에콰도르와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기쁜 마음을 드러내는 한편 오는 22일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4명을 탈락시키고 26인을 추리는 것은 여전히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주도권을 잡고도 상대 견고한 수비에 막혀 0-0의 행진을 이어갔으나 후반 28분과 후반 39분 이승렬(서울)과 이청용(볼튼)의 연속골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허 감독은 "국내에서 열린 마지막 평가전에서 선수들이 잘해줬다. 전부가 아니고 첫 걸음이기 때문에 보완해서 모든 것을 본선에 맞추겠다. 목표 달성을 위해 선수들의 땀과 열정이 필요하며 그만한 준비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전체적인 소감을 밝혔다.
덧붙여 4명을 탈락시켜야 하는 것에 대해 허 감독은 "계속 고민 중이다. 코칭 스태프와 미팅을 갖고 각 포지션별로 검토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이 날 이동국(전북) 염기훈(수원) 이승렬(서울) 등 3명의 스트라이커를 기용한 것에 대해 허 감독은 "이동국은 발목 부상을 당했고 피로한 상태였다. 염기훈은 아직 미숙한 부분이 있었으나 발목 부상을 딛고 스트라이커로서 역량을 보여줬다. 이승렬은 어리지만 골도 넣어줬고 앞으로 발전에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 허 감독은 이날 다소 부진한 기성용(셀틱)과 황재원(포항)에 대해 "기성용은 장기간 경기에 나서지 못해 감각을 찾고 있는 중으로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후반에 수비에서 어이없는 실수가 있었고 본선에서는 일어나서는 안되는 상황이었다. 황재원은 평소 큰 실수를 하지 않는 편인데 오늘은 2~3차례 실수가 나왔다"고 말했다.
또 후반에 부상을 당한 김재성(포항)에 대해 "현재는 뼈에 이상이 없는 상황이지만 내일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조커로서 가용 자원인데 큰 부상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말했고 이날 이운재(수원) 대신 풀타임을 소화한 정성룡에 대해 "골키퍼는 계속 경쟁하는 입장이다. 이운재가 최근 마음고생이 심하고 다운돼 정성룡을 내보냈다. 두 선수 모두 나름의 장점을 갖고 있다. 정성룡은 오늘 특별히 나쁜 점은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에콰도르전에 앞서 남미팀과 23차례 맞붙어 3승6무14패로 열세를 보였지만 파라과이를 꺾은 데 이어 에콰도르를 연파하며 남미 징크스를 타파했다. 남아공월드컵 전
까지 일본, 벨로루시, 스페인과 3차례 평가전을 남겨 놓고 있으나 남미팀을 상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서 승리해 자신감을 배가시키게 됐다.
이에 허 감독은 "에콰도르는 남미예선에서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1승1무를 거뒀고 개인기, 탈력, 스피드가 있어 브라질보다 아르헨티나에 가까운 팀이다. 에콰도르는 시차문제도 있고 주전 선수들이 빠져 전체 전력으로 보기 어렵지만 선수들에게 공부가 됐을 것이다"고 답했다.
향후 보완점에 대해 허 감독은 "본선에서 강팀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수비-미드필더-공격수가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쳐 팀으로서 강해져야 한다. 나타난 단점들을 보강하겠다"고 답했고, 일본전에 대해 "본선을 겨냥해서 일본을 상대로 무엇에 주안점을 두고 득실에 대해 면밀히 생각하고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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