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군, "형종아, 내 사인과 미트만 보고 던져"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05.17 07: 30

투수의 능력만으로 공을 잘 던질 수는 없다. 자신과 호흡할 수 있는 배터리, 즉 포수가 있어야 비로소 타자들과 승부에서 이겨낼 수 있다.
지난 2008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이형종(21)이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5피안타 2볼넷 2실점(2자책) 2탈삼진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2회초 강민호에게 맞은 2점홈런을 제외하고는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했다.
이형종은 데뷔 첫 등판이었기에 몹시도 떨렸을 법도 했다. 그러나 그 보다 프로 경험이 많은 '21살' 동갑내기 포수 김태군이 이형종의 피칭을 완벽하게 도왔다.

경기 후 김태군은 "특별히 경기 전에 많은 주문을 하지 않았다. 1회 시작되니까 (이)형종이의 직구가 정말 좋았다. 그러자 롯데 타자들이 직구에 타이밍을 맞추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태군은 "홈런도 맞아서 곧바로 변화구 위주로 투구 패턴을 교체했고 주무기인 직구는 2스트라이크 이후에 승부구로 활용했던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태군은 경기 중반에도 혹시나 이형종이 집중력을 잃지는 않을까 매 순간마다 유심히 챙겼다. 김태군은 "3루측 롯데 팬들의 응원 소리가 매우 커 형종이가 집중력이 흐트러질 것 같았다. 그래서 형종이에게 내 사인과 미트만 보고 던지라고 주문했다"며 "아마도 그게 잘 먹힌 것 같다"고 밝혔다.
이형종 역시 "타자들이 점수도 많이 뽑아 줬고, 수비도 잘 해주어서 감사하다"며 "나보다 경험이 많은 포수 (김)태군이의 사인을 믿고 던졌다"며 호흡을 맞췄던 배터리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태군 역시 "오늘은 형종이가 공을 너무 잘 던졌다. 나는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형종이의 첫 승을 축하한다"며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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