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1, 셀틱)이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16일 밤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 조에 속한 아르헨티나전 모의고사 상대인 에콰도르와 평가전에서 이승렬(서울)과 이청용(볼튼)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했다.
이청용과 함께 '쌍용' 중 하나인 기성용은 우려대로 정상적인 경기 감각을 보이지 못했다. 기성용은 올 시즌 FC 서울을 떠나 셀틱과 4년 계약을 맺었으나 9경기에 출전해 1도움에 그쳤고, 토니 모브레이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고 닐 레넌 코치가 임시 지휘봉을 잡은 지난 2월 28일 킬마녹전부터 8경기 연속 결장하며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실전 감각이 무뎌질까 하는 우려를 자아낸 바 있다.

두 달 여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한 탓에 특유의 프리킥과 경기 운영 능력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기성용은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그동안 준비를 많이 했다. 경기 뛰지 못한 것 치고는 만족한다. 본선 그리스전에서는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를 지켜본 전문가들도 기성용의 움직임에 대해 불안감을 표시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평가하기 조심스럽지만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면서 "단순히 경기에 대한 감각이 떨어졌다면 금방 찾을 수 있겠지만 오늘 경기서 보여준 모습은 K리그서 활약하던 것과 완전히 달랐다. 킥 능력 뿐만 아니라 타이밍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불안한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의 말처럼 기성용은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지기는 했지만 그동안 보여줬던 활약과는 거리가 멀었다. 물론 최전방에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하기도 했지만 기대만큼의 활약은 아니었다.
하지만 중앙 미드필더로서 기성용의 활약은 허정무호에 절대적이다. 어린 나이지만 원숙한 기량을 뽐내던 기성용이기 때문에 허정무 감독의 고민은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기성용은 일본과 벨로루시와의 경기까지는 정상적인 감각을 찾겠다는 약속을 했다. 과연 그가 원정 16강 진출을 노리는 대표팀과 자신의 약속을 지키게 될지 주목된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