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의 감동은 TV 아닌 스크린에서 느껴야 제 맛이다. 세기가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감동으로 영화팬들의 오감을 자극하는 명작 '대부'가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 수많은 대부 마니아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굳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지금까지 '대부'를 한 번도 보지않은 성인 남녀를 찾기란 쉽지않다. 그동안 TV 주말의 영화나 케이블 및 위성방송, 비디오 등으로 계속해 방영됐던 걸작이익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극장에서 '대부'를 관람한 세대는 중장년층 이상일 뿐. 수입사 측은 "이번에 극장 상영되는 '대부'는 특히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이어서 지금까지 TV 등에서 봤던 '대부'는 잊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에 방영됐던 '대부'는 제작 후 오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부분 그 영상과 색감이 오리지널과 차이가 있는 까닭이다.
할리우드는 1년여의 시간, 막대한 예산, 수십 명의 인력이 동원된 대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대부'를 디지털로 되살렸다. 엄청난 공을 들인 '대부', '대부II'의 디지털 복원 작업은 이제까지 진행된 복원 작업 중 가장 기술적으로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든 프로젝트였다고 한다.
누구보다 '대부'시리즈의 디지털 복원의 필요성을 주장했던 스필버그 감독이 직접 파라마운트사의 브래드 그래이 회장을 만나 프로젝트에 대해 설득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또 하나, '대부'시리즈의 복원에는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이 있었다. '대부'의 오리지널 필름 프린트를 찾아내야 한다는 것. 유일하게 보관된 프린트는 아카데미 필름보관소에 보관되어 있던 프린트였다. 이 프린트는 이탈리아 개봉용으로 제작되어 이탈리아어 자막이 입혀진 상태였고, 최종 승인을 거친 색채와도 차이가 있었다.
게다가 네거필름은 살짝 줄어든 상태로 필름 전체적으로 작게 혹은 크게 흠집이 나 있었고 스프라켓 홀은 찢겨져 나가거나, 이미지 부분까지 손상되어 있었으며 필름 이음새나 샷의 전환부분은 보수된 흔적이 보였다. 네거필름에서 전체적으로 21분 가량, 1900피트가 넘는 필름이 심각하게 손상되었다. 더구나, 복원과정에서 또다시 손상이 있을 수 있고 네거필름이 디지털 복원을 위한 과정을 견뎌낼 수 있을지도 불안했다. 그 외 필름의 어떤 조건 하나도 디지털 복원과정에서 희망적인 결과를 제시해 주지 않았다.
결국, 수많은 테스팅과 예산을 검토한 결과 작업은 MPI(Motion Picture Imaging)에 맡겨졌다. 색채전문가, 복원전문가 등 각분야 전문가들과 스탭들이 수백 번의 테스트와 공정을 거쳐 첫 작업에 들어간지 1년여의 시간이 흐른 뒤 마침내 디지털로 복원된 '대부'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마이클 꼴레오네(알 파치노)가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복수를 하는 장면은 여러가지 우여곡절끝에 색감과 그림자의 디테일을 살릴 수 있었다. 파라마운트사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애정덕분에 세기를 뛰어넘는 이 걸작은 35년 만에 디지털로 복원되어 후세에 전달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리오 푸조의 각본, 고든 윌리스의 촬영, 니노 로타의 음악, 배우들의 연기를 완벽하게 컨트롤하며 최고 수준의 미학적 완성도를 달성해낸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는 27일 막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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