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한 신분으로 숙종의 여인이 된 장옥정이 드디어 종 4품 숙원 첩지를 받는다.
지난 11일 방송된 16회 엔딩에서 로맨티스트 숙종이 옥정에게 후궁 첩지를 내린 이후로 장옥정은 역사적으로 그 유명세를 세세만년 펼친 장희빈이 된다.
'동이'의 연출을 맡은 이병훈 감독은 그 동안 장희빈을 소재로 여러번 이야기를 만들었고, 이번에야 말로 숙종과 장희빈, 인현왕후의 캐릭터를 새롭게 조명하겠다고 연출 방향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숙종의 경우 유약한 왕에서 강력한 군주이자, 로맨티스트, 유머러스한 왕으로 그리는데 성공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장희빈 역시 악독하고 권모술수만 일삼는 여자가 아닌 자신의 앞길을 명민한 두뇌로 개척해나가는 현대의 CEO같은 이미지로 그려져 왔다.
하지만 장희빈이 숙원첩지를 받은 이후 인현왕후와의 권력대결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이에 따라 장희빈의 캐릭터 변화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로 장옥정을 맡은 이소연은 책봉식 촬영에 앞서 "옥정에게는 숙원 책봉식이 갖는 의미가 무척 크다. 종 4품인 숙원 책봉식 이후에 엄청난 변화를 겪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아하고 지적인 CEO다운 장옥정의 모습을 보여줬지만 앞으로는 악하고 무서운 모습이 드러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변화가 옥정의 의지에서라기보다는 남인과 오라버니 장희재의 계략에 의한 것이어서 조금은 슬프기도 하다"며 향후 전개될 스토리의 방향과 그로 인해 겪게 된 캐릭터의 변화에 대해 귀띔한 바 있다.
이병훈 감독은 최근 간담회에서 장옥정 캐릭터에 대해 "질투에 눈멀어 푸닥거리나 하는 여자로 그리지 않을 것이다. 한 나라의 왕비가 될 정도로 명석한 두뇌를 가진 여자가 그런일을 일삼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극이든 악역이 필요하고, 악역이 독하면 독할수록 시청자들의 몰입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감안할 때 장옥정 역시 뻔한 악녀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생기는 것도 사실.
장옥정의 캐릭터가 독할수록 주인공인 동이의 캐릭터가 빛나고, 그의 성장담이 더 드라마틱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병훈 감독이 그려낼 장희빈 캐릭터가 궁금증을 모으는 가운데, 그가 손쉬운 선택이 아닌 누구나 공감할 만한 매력적인 악역을 그려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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