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칠한 키에 다부진 체격. 신뢰감 있는 외모로 많은 어머니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이태곤이 나쁜 남자로 새롭게 돌아왔다.
MBC 일일극 '황금물고기'에서 이태곤이 배역은 아픈 상처를 가진 완벽남 이태영. UCLA 메디컬 센터에서 탐낼 정도로 명석한 두뇌와 반듯한 성격에 뭐 하나 빠질 것 없는 태영이지만 자신을 둘러싼 비밀을 알게 된 후 사랑하는 여자와 그녀의 가족에게 차가운 복수의 칼날을 들이대는 냉철한 인물이다.
그동안 이태곤의 맡았던 역할들은 모두가 사위삼고 싶어할 부드럽고 자상한 매력남. 하지만 이번 배역은 그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에 서 있다.

촬영장에서 만난 이태곤에게 모험과도 같은 도전을 하게 된 이유를 묻자 웃음과 함께 "남주기 너무 아까웠다"는 시원시원한 답변이 돌아왔다.
또한, "전작이 끝난지 얼마되지 않아 체력적으로 힘들 순 있겠지만 이 작품 안하면 후회할 것 같다"며 "다른 일정을 포기하면서 까지 선택한 작품인 만큼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며 작품에 임하는 소감을 밝혔다.
현재 11회까지 방영된 '황금물고기'는 태영을 둘러싼 윤희(윤여정 분)의 분노의 비밀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는 상황. 자신을 어머니를 죽인 게 윤희의 오해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 된 태영은 지민(조윤희 분)에 대한 사랑과 복수를 두고 갈등하기 시작한다.
다음은 이태곤과의 일문일답.
-'황금물고기'의 이태영은 어떤 인물인가?
"태영은 지민의 집에 들어와 자라는 동안 윤희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해왔지만 지민에 대한 마음 때문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혀야 했다. 나중에 윤희가 자신을 괴롭힌 이유를 알고서는 지민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도 접고, 복수를 택하게 된다. 하지만 지민에 대한 사랑이 있기에 복수를 택했음에도 지민에 대한 연민으로 끊임없이 갈등하는 인물이다."
-전작들의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지, 엄친아의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이번엔 독한 남자. 나쁜 남자다. 배우의 연기 변신이라는 게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일종의 모험이 될 수도 있는데...
"항상 같은 역할만 해서 이제는 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다른 역할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그러던 차에 '황금물고기'라는 작품을 만났다. 모험이 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이런 역할이 내가 기다리던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무엇보다 남 주기 아까웠다."
-앞서 말했다시피 이번 역할은 나쁜 남자 역이다. 요즘 나쁜 남자가 대세긴 한데, 기존의 나쁜 남자들에 견줄만할 이태성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태성은 이중적인 면을 가진 남자다. 그 성격은 어느 순간 불현듯 생겨난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윤희에게 당해야 했던 멸시와 갈등 그리고 고아라는 환경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 여성들이 생각하는 나쁜 남자와는 차이가 있다."
"그런 이태영의 상황과 캐릭터를 생각해 무조건 악하고 파렴치한 짓을 저지르는 악당이 아니라 행동 하나 말투 하나에서 차갑고 냉철한 이미지를 담아내기 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 사실 소리 지르며 화를 버럭 내는 것만이 그 사람의 성격을 드러내는 수단은 아니니까."
-데뷔 전부터도 운동과는 가깝게 지냈고, 모델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선지 요즘 내로라하는 몸짱 배우들 못지않은 다부진 체격을 가지고 있다. 얼마 전에 종영한 '보석비빔밥'에서 복근을 자랑하기도 했는데, 이번 드라마에서도 기대할 수 있나?
"따로 특별히 목적을 세워 관리하는 건 없고 작품에 상관없이 늘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다. 복근은 자신 없고, 그냥 잘 먹고 운동을 꾸준히 한다. 체력 관리는 어떤 운동이든 부지런한 게 정답인 것 같다."
-'보석비빕밥'이후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바로 캐스팅이 확정됐다. 자신을 원하는 곳이 많다는 건 연기력에 대한 가장 객관적인 정답이지만 체력적으론 고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곧 이어 다음 드라마를 결정한 이유가 있나?
"앞서도 말했지만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이 작품은 꼭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체력적으로 힘이 들었지만 이 작품은 안 하면 크게 후회할 것 같았다. 그래서 다른 일정을 포기하면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 그만큼 작품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이제 촬영 초반이지만 촬영장 분위기도 좋아 만족할만한 작품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