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채널 ‘A-Live’의 11번 째 무대 ‘바비킴의 다락방’은 마치 재즈바를 연상케 했다. 여기에 바비킴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라 팬들에게 무척이나 인상적인 만남이었다.
18일 오후 3시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의 한 스튜디오. 무대와 가까운 곳에 놓인 방석에는 40여명의 방청객들이 자리 잡았다. ‘감미로운 목소리’ 바비킴의 공연을 가까이서 본다는 기대감 때문인지 저마다의 얼굴에는 미소가 만발했다.

이윽고 블랙 하의에 베이지색 재킷을 걸쳐 입은 바비킴이 무대에 등장했다. 객석이 떠나갈 듯한 박수갈채 속에서 그가 첫 곡으로 최근 발표한 3집 앨범 타이틀 곡 ‘남자답게’를 열창했다.
첫 무대를 마친 후 바비킴은 “무대 자체가 매우 가족적인 분위기라 긴장이 좀 풀리는 것 같다”면서 “짧은 시간 안에 내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고, 바비킴의 음악이 어떠한 지를 설명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분이 조금 있으면 나올 예정이다. 정규앨범 3집에서 피처링을 맡았다”며 이번 공연의 특별 게스트인 강산에를 소개했다.
형제 같은 사이로 알려진 이들은 바비킴 3집 수록곡 ‘친구여’를 함께 부르며 돈독한 우정을 자랑했다. 바비킴이 강산에를 일컬어 “만만한 형 같다”고 해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와 함께 관객들의 사연과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시간도 가졌다. 바비킴은 ‘친구여’에 얽힌 일본 팬의 사연을 읽자 “학창시절 친구들이 다 미국에 가 있다. 무척 그립다. 연락처가 없어서 만날 수가 없다”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했다.
“만날 때마다 키가 조금씩 달라지는데 오늘은 깔창을 몇 개나 깔았느냐”는 돌발 질문에는 “하나도 안 깔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해당 질문을 한 관객을 일어서게 해 키를 대보기도 했다.
바비킴은 또 이번 공연을 통해 방송 최초로 자신의 아버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뮤지션으로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사람이 아버지라고 밝힌 그는 “아버지가 현재 트럼펫 연주자로 공연을 하고 있다. 아버지와 함께 무대에 선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 많이 떨리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고, 고맙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고래의 꿈’이란 노래가 있다. 10년 무명시절을 탈출하게 한 곡이다. 이 노래에서 아버지가 트럼펫을 연주해줬다. 그의 연주 덕분에 곡이 더욱 살아났다”며 아버지와의 특별한 합동 공연을 선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이들 부자는 무대에서 ‘고래의 꿈’과 ‘소나무야’ 등 총 2곡을 들려줬다.
이날 녹화에서는 여러 번 NG가 나면서 일순간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바비킴은 첫 무대가 마음에 안 들었던지 노래를 하던 중 “죄송하다”고 말하면서 다시 노래를 시작했고, 게스트 강산에를 소개할 때에는 스태프 간의 큐 사인이 맞지 않아 NG가 났다. 프롬프터에 올라온 가사가 맞지 않아 노래를 다시 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음악을 두고 “지겨운, 짜증나는 친구다. 있으면 불편하고 답답하고 없으면 그립고 미칠 것 같다”고 정의한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나의 음악이 힘이 되었으면 한다. 사랑스러운 음악을 하겠다”는 바람을 전하면서 공연을 마무리했다. 바비킴이 마지막 곡 ‘유어 마이 에브리 씽(You're My Every Thing)’을 부르다가 울컥 눈물을 쏟아내는 해프닝도 있었다. 관객들 역시 감동받아 눈시울을 붉혔다.
아름다운 음악, 관객과의 소통이 있는 ‘A-Live’는 매주 월요일 밤 11시에 Mnet에서 방송된다. 바비킴 편은 오는 31일 볼 수 있다.
rosecut@osen.co.kr
<사진> Mne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