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락, "젊은 투수들, 명문가 혈통의 저력"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5.19 10: 41

"그것 보세요. 명문가는 절대 그냥 무너지지 않아요".
넥센 히어로즈 마무리 손승락(28)의 걸쭉한 입담이 힘을 얻었다.
SK 와이번스와의 경기가 우천취소된 18일 문학구장에서 만난 손승락은 바로 옆에 앉아 있던 고원준과 문성현을 가리키며 "그것 보세요. 제 말이 맞죠? 명문가는 절대 그냥 무너지지 않아요"라며 "명문가 혈통의 저력"이라고 가슴을 활짝 폈다.

지난달 30일 잠실구장 3루 덕아웃.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를 준비하던 당시 손승락은 밝은 미래에 대한 설계를 잔뜩 풀어놓았다.
"우리 팀은 잘하든 못하든 원래 분위기가 좋다"는 손승락은 "후배들이 선배 눈치를 보기 전에 스스로 알아서 한다"며 "처음부터 지금의 이현승, 장원삼, 이택근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시즌 초반 7연패를 경험했던 넥센이 다시 5연패에 빠졌던 때였다. 잇따라 선발진이 무너지면서 탈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시즌 전 한화와 함께 '2약'으로 평가된 원인이 드러나는 듯 했다. 마침 다음날(5월 1일) 선발이던 이현승이 넥센 덕아웃을 찾아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그렇지만 손승락은 단호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다. 옛날 현대시절부터 해오던 것이 있는 만큼 4강에는 오를 것"이라는 손승락은 "두고 보시라. 빠진 만큼 누군가가 채우게 돼 있다. 이제 새로운 선수들이 한 명씩 튀어나올 것이다. 명문 혈통의 저력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당시 손승락의 말은 크게 와닿지 않았다. 앞 시즌에도 줄곧 다크호스로 꼽혔고 장원삼, 이현승, 이택근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던 넥센이었지만 4강에서 탈락했다. 더구나 손승락은 경찰청에서 복귀, 첫 시즌을 맞고 있는 만큼 아직 '옛날 현대시절의 영광'에 머물러 있다고 치부됐다. 번사이드가 선발로 나선 당일 경기조차 5-12로 대패했다.
그러나 손승락의 예언같은 장담은 다음날부터 바로 증명됐다.
배힘찬이 데뷔 첫 선발승을 따낸 것을 비롯해 김성현, 김상수, 고원준 등이 호투를 거듭했다. 넥센은 손승락 발언 이후부터 18일까지 9승 5패를 기록, 단 한 번의 연패도 없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8승 19패던 넥센은 18일 현재 17승 24패가 됐다.
18일 만난 손승락은 그날을 떠올린 후 옆에 나란히 앉아 있는 후배들을 자랑스럽게 쳐다보면서 "내 말이 맞지 않느냐"면서 "현대라는 이름은 사라졌고 이제 머릿속에서도 지워야 하지만 명문 혈통은 금방 쓰러지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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