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김태균, 이승엽보다 잘 친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5.20 07: 37

"이승엽은 못밀어쳤지만 김태균은 밀고 당길 줄 알더라".
김성근(68) SK 와이번스 감독이 직접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인 김태균의 경기 모습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1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김 감독은 전날 김태균이 소속된 지바 롯데와 주니치의 교류전을 TV 생중계로 봤다고 밝혔다.

이에 김 감독은 "첫 시즌에 그 정도 성적을 거두고 있으면 대성공이 아니냐"고 반문, 김태균을 인정했다.
김태균은 18일 현재 홈런 12개 포함 3할1푼4리의 타율에 31득점 46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은 3할9푼1리, 장타율은 5할6푼8리에 달하고 있다. 홈런은 퍼시픽리그 2위를 달리고 있고 타점은 단연 선두다. 최다안타(공동 6위) 득점(공동 3위)에서도 정상급 기록이다.
김 감독은 요미우리 이승엽(34)과 비교를 통해 김태균의 성공요인을 분석했다.
김 감독은 "이승엽은 밀어치지 못했다. 그러나 김태균은 어제 보니 밀고 당기는 것을 자유자재로 하더라"고 말했다.
또 "이승엽은 스윙 궤도 자체가 가슴쪽으로 날아드는 몸쪽 공은 치기 어려웠다. 그래서 일본 투수들이 더욱 몸을 파고 들었다. 반면 김태균은 몸쪽 공도 커트를 해내거나 스윙할 때 왼손을 배트에서 빨리 떼면서 쳐내더라. 일단 몸쪽 공을 친다고 인식이 돼버리면 잘 들어갈 수 없고 볼배합 자체가 다 바뀌어 버린다"고 설명했다.
결국 몸쪽 공의 대처 능력에서 김태균이 일본 진출 첫 해부터 잘해내고 있다는 뜻이었다.
인코스 공은 조금이라도 잘못 안쪽으로 몰리면 여지없이 큰 것을 허용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김태균이 어려움 없이 몸쪽 공을 쳐내면서 일본 투수들이 바깥쪽 승부로 갈 수 밖에 없게 됐다. 이를 알고 있는 김태균은 당기지 않고 힘들이지 않은 채 밀어치는 배팅에 나서고 있다.
또 김 감독은 김태균의 타격폼이 한국에서보다 작아졌다고 봤다. "한국에서는 크게 휘두르는 풀스윙을 했지만 일본에서는 욕심없이 맞히는데 더 노력을 하는 것 같더라. 몸 움직임을 작게 해서 변화구에 대처하려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백스윙을 미리 탑에 두는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서 많이 보이는 오픈식 타격폼이 간결해 보였다. 그러면 히팅포인트까지 최단거리로 나올 수 있다. 한국에서는 홈런에 집중하다가 타율의 애버리지도 함께 상승하는 쪽이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타율에 신경쓰면서 홈런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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