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 갈라스크리닝에서 영화 평론가 및 관계자들의 존경에 마지 않는 기립박수 물결에 이창동 감독과 윤정희의 눈시울이 붉어지며 감격했다.
현지시각으로 19일 저녁 7시에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벌 내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심사위원진과 VIP를 초청한 갈라 스크리닝이 열렸다. 영화가 시작하기 두 시간여 전부터 턱시도와 드레스로 뽐낸 많은 인사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7시 영화 상영 시작을 십여 분 앞두고 이창동 감독과 윤정희, 이다윗 등의 배우가 의전차량을 타고 레드카펫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정희는 쪽빛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타나 우아한 아름다움을 뽐냈다. 보통의 드레스 코드와는 다른 고운 한복의 자태에 해외 사진기자들도 경이로움을 감추지 못하며 플레시 세례를 터트렸다. 여기에 이창동 감독과 이다윗은 턱시도를 멋지게 차려 입고 윤정희 옆에 나란히 서 레드카펫을 걸었다.

윤정희와 이창동 감독은 함께 뤼미에르 대극장에 입장하기까지 두어 차례의 포토콜을 갖으며 칸 영화제에서의 그 인기를 실감했다.
극장 안으로 배우들과 이창동 감독이 들어서자 2400여 석의 객석을 꽉 채운 관객들은 하나둘씩 일어나며 박수를 쳤다. 영화를 보기 전부터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영화 ‘시’의 주연배우와 감독에 대한 예우를 표했다.
2시간여의 가까운 상영시간 동안 관객들은 이창동 감독의 ‘시’를 숨죽이며 진지하게 지켜봤다. 9시가 넘은 시각에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부터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후 마지막 ‘시’의 타이틀이 보이기 시작하고 장내에 불이 들어오자 다시 장내의 모두가 일어나며 박수를 쳤다. 기립박수는 약 7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계속됐다.

평단과 관계자들은 존경에 마지 않는 눈빛으로 이창동 감독과 윤정희를 바라보며 숨죽이며 박수를 쳤다. 모두 영화 ‘시’를 완성한 이창동 감독과 열연을 펼친 윤정희에 대한 예우와 존경을 한몸에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에 이창동 감독은 두 손을 꼭 쥐어 올리며 객석에서 기립박수를 치고 있는 관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윤정희도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인사를 했다. 계속되는 기립박수 세례에 윤정희의 눈시울이 붉어졌으며 옆에 있던 이다윗 역시 첫 기립박수의 물결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창동 감독도 계속되는 객석의 기립박수 세례에 감격하며 윤정희의 어깨를 감싸며 고마움을 표했다.
영화 '시'는 생활보조금을 받아가며 딸이 맡긴 10대 외손자를 기르는 60대 중반 여성 미자가 문학강좌를 들으며 생전 처음으로 시를 쓰게 된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배우 윤정희가 지난 1994년 개봉한 '만무방' 이후 1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작품이다.
한편 '시'는 임상수 감독의 '하녀', 마이크 리 감독의 '어나더 이어' 등 나머지 경쟁부문 진출작들과 함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경쟁부문에 진출한 영화 ‘시’의 수상결과는 23일 폐막식을 통해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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