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탱크' 박지성(29)이 활약하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거액의 부채에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05년 미국의 스포츠재벌인 글레이저 가문이 은행에서 대출한 자금으로 무리하게 구단을 인수한 대가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
당시 7억 9000만 파운드(약 1조 3179억 원)를 들여 맨유를 인수했던 글레이저 가문은 작년 이자로 낸 금액만 4200만 파운드(약 7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지난 시즌 맨유의 주포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를 8000만 파운드(약 1334억 원)에 레알 마드리드에 이적시키면서 급한 불을 껐지만 숨겨진 빚 7500만 파운드(약 1251억 원)가 드러나면서 부채 규모는 7억 1600만 파운드(약 1조 1945억 원)로 늘어나고 말았다.
그동안 맨유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연패를 비롯해 2008~200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으로 부채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지만 올 시즌 첼시에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내주는 등 부진한 성적으로 부채에 대한 부담까지 커지고 말았다. 최근 5억 파운드의 채권을 발행했지만 남은 2억 2000만 파운드(약 3670억 원)의 이자는 14.25%에서 16.25%로 늘었다.
급기야 팬들이 거액의 부채로 맨유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드러내면서 글레이저 가문에 대한 반감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간) 일부 팬들은 스토크 시티와 최종전에서 '반 구단주' 시위를 펼쳤을 뿐만 아니라 연막탄을 투척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맨유의 데이빗 길 사장은 팬들의 불안감 확산에 대해 "맨유에는 충분한 자금이 있다. 구단주를 반대하는 초록 머플러보다는 선수들을 응원하는 붉은색으로 경기장을 가득 채우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팬들의 불만을 잠재우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맨유의 대표적인 서포터인 '트러스트'는 20일 영국의 <더 선>과 가진 인터뷰에서 "부채는 글래이저 가문의 문제다"고 강조한 뒤 "이들은 자신의 부채를 티켓 가격을 올려 해결하고 있다. 그러나 부채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글레이저 가문을 압박할 것이다"면서 부채로 흔들리는 맨유에 대한 불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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