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드디어 힘을 내기 시작하는 것일까.
한화는 지난 19일 두산과 연장 승부 끝에 7-4로 이겼다. 11시30분까지 아슬아슬한 경기를 했다. 패색이 짙은 경기에서 4-4 동점을 만들더니 연장 10회초 무사 만루 찬스를 날려 팬들의 장탄식을 자아냈다. 그러나 10회말 만루위기를 어렵사리 넘기더니 11회초 3점을 뽑았다. 요즘 한화의 힘을 보여주는 경기였다. 12연패 후 7승2패. 비로소 한화스러운 경기를 하고 있다.
한화는 12연패를 당할때는 속수무책이었다. 김태완과 이도형의 부상이탈로 타선이 붕괴되면서 선발진도 속절없이 동반부진했다. 그러나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한대화 감독은 가끔 수심깊은 얼굴을 했지만 선수들에게는 편안하게 대해주었다. 선수들의 팀워크가 좋아진 이유가 됐다. 선수들은 승부처에서 강한 근성과 강한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한화가 최근들어 가장 나아진 부분이다.

김태완이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타선의 힘이 부쩍 강해졌다. 5월 11일 복귀 이후 7경기 모두 안타를 터트리며(25타수10안타) 중심타선의 힘을 보탰다. 특히 김태완이 돌아오자 최진행과 송광민도 덩달아 타격이 좋아졌다.
최진행은 김태완 복귀 이후 3홈런 포함 10안타와 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송광민은 12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중심타선이 좋아지면서 득점력이 한결 높아졌다. 여기에 정원석 정희상 정현석 등 이른바 '정트리오'가 쏠쏠한 타격을 해주며 타선전체에 힘이 생겼다.
아울러 마운드, 특히 불펜의 힘이 갖춰지고 있다. 에이스 류현진이 굳건히 버티며 2승을 챙겨주었다. 여기에 박정진과 윤규진 안영명이 버티는 허리진이 좋아졌다. 특히 좌완 박정진은 미들맨의 키플레이어로 6경기째 무실점 피칭으로 상승세의 이유가 되고 있다. 지더라도 역전승 따내고 팽팽한 접전에서 밀리지 않는 이유가 되고 있다.
개막후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소방수 양훈이 서서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5월7일 넥센전에서 3이닝 1실점으로 막더니 이후 4경기에서 1승3세이브를 거두고 있다. 5월들어 7경기 방어율이 1.93에 불과하다. 뒷문이 튼실해지면서 경기 후반이 강해졌다.
수비진의 실책수도 4월 13개를 기록했으나 5월 들어 단 3개로 줄어들었다. 특히 12연패 이후 활발한 주루플레이를 선보이며 득점력을 높여주고 있다. 9경기에서 20차례의 도루를 시도해 12개를 성공시켰다. 득점력과 맞물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지표이다.
그러나 여전히 문제는 선발진의 힘에 달려있다. 류현진을 제외하고는 확실한 선발투수가 없다. 류원상 카페얀 김혁민 양승진은 기복있는 피칭을 하고 있다. 선발투수가 부진하면 벌떼 마운드로 메워주고 있으나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 가운데 데폴라는 미들맨으로 나서지만 카페얀은 선발투수로 확신을 주지 못한다. 한화가 상승세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선발진의 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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