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았습니다. 제가 발이 빠른 편이 아닌데".
지금의 활약을 토대로 1군에서도 힘을 발휘하겠다는 각오가 남다르다. 지난 7일 경기도 벽제구장에서 열린 경찰청과의 2군 북부리그 경기에서 사이클링히트 기록을 달성한 김재환(22. 전 두산-상무)이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2008년 인천고를 졸업하고 2차 1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김재환은 고교 시절부터 라인드라이브 형 거포 유망주로 아마추어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잘생긴 외모까지 겹치며 입단 첫 해부터 누나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데뷔 시즌을 마치고 곧바로 상무에 입대한 김재환은 7일 경찰청전서 5번 지명타자로 출장해 5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을 올리며 단타부터 홈런까지 모두 때려내 사이클링히트 기록을 세웠다.
김재환의 활약으로 올 시즌 2군 리그에서는 두 번째 사이클링히트 기록이 나왔다. 첫 번째 기록은 지난 4월 16일 LG 내야수 문선재가 SK전서 달성했다. 지난 19일까지 김재환의 올 시즌 2군 성적은 2할9푼3리 4홈런 25타점.
이번에도 경찰청과의 원정경기를 마치고 곧바로 잠실로 향한 김재환은 이상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으로부터 상금 100만원과 트로피를 받았다. 상금이 군인 연봉보다 많은 100만원이라는 이야기에 김재환의 눈은 더욱 커졌다.
"사이클링히트를 할 줄 몰랐습니다. 3루타 때는 수비수가 담장에 부딪히는 과정에서 타구가 먼 쪽으로 흘러갔습니다. 제가 발이 빠른 편도 아닌데 3루까지 도달하다니".
제대를 5개월 앞두고 있는 김재환은 두산 시절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김진수 코치와 특별훈련을 하며 포수로서 인정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른 선수들보다 한 시간 일찍 훈련을 시작한다. 김 코치께서 많이 가르쳐주신다"라는 이야기와 함께 김재환의 시선은 선발포수로 마스크를 쓴 양의지의 뒷모습으로 향했다. 양의지 또한 경찰청에서 제대한 후 첫 복귀 시즌 주전 안방마님으로 자리를 꿰찬 상황.
"저도 열심히 해서 (양)의지 선배처럼 기회를 얻고 1군에도 자리 잡고 싶습니다. 앞으로 제대까지 5달이 남았는데 많이 설렙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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