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한마당이면서 한편으로는 세계 유수의 영화들과 경합을 벌이는 장이기도 한 칸국제영화제. 제63회 칸국제영화제에 참석한 한국 배우들 중에서 100% 이상 영화제를 잘 활용했던 배우는 누구일까.
현재 칸에서 전도연과 함께 가장 긴 일정을 보내고 있는 이정재가 있다. 이정재는 영화 ‘하녀’가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생애 처음으로 칸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정재는 칸에 처음 도착한 날부터 공식 기자간담회, 갈라스크리닝 등의 행사에 ‘하녀’팀과 함께 참석했다.
영화 ‘하녀’가 칸 현지에 공개된 이후에 극중에서 이정재의 정사신 포즈였던 두 팔을 들어 올리는 제왕적 자태는 여기서도 화제다. 이정재가 스스럼없이 칸 해변이나 거리, 혹은 식당에 들어설 때마다 칸의 영화계 관계자들은 이정재를 보고 팔을 들어 올리며 제왕적 포즈를 따라하며 친근함을 표시했다.

이에 이정재는 전혀 거리낌 없이 자신을 알아봐주는 이들을 향해 가벼운 목례를 하거나 미소를 지어 보였다. 또한 한 식당에서 이정재를 알아본 한 영화계 관계자는 이정재에게 와인을 스스럼없이 권하기도 하고 이정재는 그에 감사를 표하기도 하기도 했다.
또한 영화 ‘하녀’의 칸 필름마켓 부스를 방문해 스스로 일일 마케터를 자처했다. ‘하녀’의 프랑스 배급관계자도 이정재의 깜짝 등장에 너무 놀라워했다. 자신이 주연을 맡은 배우가 칸 필름마켓에까지 와서 신경을 쓰는 경우는 거의 전례가 없었다는 전언이다.
이정재는 밤에는 각종 유명 인사들과 세계적인 스타, 감독들이 참석하는 파티에 초청돼 자리를 함께 했다. 제63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은 한 파티에서 이정재를 만나 연기를 극찬하며 다음에 꼭 기회가 닿는다면 작업을 함께 해보고 싶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경쟁부문 심사위원인 배우 베니치오 델 토로도 “‘하녀’를 관람하고 이정재 팬이 됐다”고 밝혔다.
이정재의 소속사 관계자는 “사실 이번 칸은 즐거운 마음으로 영화제를 즐기겠다는 마음으로 온 게 컸다”며 “하지만 영화 ‘하녀’가 상영되고 곳곳에서 이정재를 알아보고 찾는 영화계 인사들도 많아졌고 또한 이정재도 배우라고 뒤로 빼고 꺼리게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럼없이 친근함을 표시하고 자유롭게 거리를 오가며 팬들과도 담소를 나누는 등 한편으로 좋은 수확이 있는 것도 같다”고 밝혔다.

영화 ‘시’로 16년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윤정희. 윤정희는 이창동 감독과 함께 현지시각으로 19일 칸국제영화제 갈라스크리닝에 참석했다. 보통 레드카펫에서는 노출이 강한 현대식 드레스를 입는 것이 보통이지만 윤정희는 쪽빛 저고리와 보라색 치마를 매치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에 한복의 아름다운 자태에 세계 사진기자들의 플레시 세례가 이어졌으며 한 프랑스 사진 기자는 “여배우가 입고 온 의상의 색감과 자태가 너무나 곱다”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윤정희는 갈라스크리닝에 앞선 공식기자회견에서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뽐내 프랑스 언론과 깊은 소통을 해 눈길을 끌었다. 번역을 거쳐서 말의 분위기와 디테일함이 떨어지는 막고 기자회견 초반 한층 친근한 분위기로 질의응답을 이끌었다. 이후 기자회견 후반부에는 한국말로 답하며 프랑스어와 한국어를 모두 자연스럽게 오가며 현지 취재진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영화 ‘시’의 시사회 이후에 각종 해외 언론들은 윤정희의 연기에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제63회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도 모아지고 있다. “화려한 의상 속에 멋진 윤정희는 대부분의 연기를 눈으로 한다. 윤정희의 연기가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다” “한국의 베테랑 여배우인 윤정희가 칸 영화제에 출품된 이창동 감독의 '시'를 통해 파워풀한 복귀를 했다" "'시'는 '밀양'과 마찬가지로 주연 여배우의 훌륭한 연기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등 호평을 받으며 한국 여배우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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