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동안 LG 트윈스 주전 유격수를 맡았던 권용관(34)이 올 시즌 첫 1군 경기에 출장해 3안타를 몰아치며 펄펄 날아다녔다.
19일 삼성전에서 내야수 박용근과 박경수가 주루 플레이 도중 갑작스럽게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며 1군 무대 기회를 잡은 권용관은 2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출장했다.
10년 넘게 LG 유격수 자리를 후배 오지환에게 넘겨주며 이날 3루수 겸 9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권용관은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 1도루를 기록하며 2달여간 참았던 1군 무대를 맘껏 누볐다. 그의 화려한 복귀에 LG 코칭 스태프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경기를 마친 후 권용관은 "오늘 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싶다"는 말을 가장 먼저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팀 선수들 모두가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나도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열심히 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권용관은 시즌 개막을 얼마 안 남겨둔 지난 3월 10일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MRI 검사를 받고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스프링 캠프 때부터 통증이 있었으나 참고 계속했던 것이 어깨에 무리가 왔다.
이후 권용관은 1군에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는 오지환 때문에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퓨처스(2군)에서 13경기에 출전 32타수 10안타 4홈런 15타점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꾸준히 유지했다. 수비에서도 실책은 2개만 범하며 여전히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야구공도 1군으로 올라온 권용관을 알아 본 것일까. 권용관은 9회말 수비 때 3루에서 유격수로 자리를 옮기자 마자 3개의 땅볼 타구가 모두 자신에게 왔다. 그러나 그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편안한 자세로 공을 잡아 1루에 송구하며 타자들을 아웃 시켰다. 경기가 끝나자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유격수 자리로 오자마자 3개의 타구가 모두 자신에게 오자 감회가 새롭다는 표정이었다.
권용관은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 왔는데 조금은 여유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중"이라며 "경직된 것보다 밝은 모습으로 변하려고 노력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권용관은 조금은 내성적이고 조용조용한 편이다.
올 시즌 1군에서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꿴 권용관. LG 내야의 주전 자리를 놓고 동료들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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