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류현진, 괴물 맞대결 사실상 무산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5.21 08: 42

류현진(23, 한화 이글스)과 김광현(22, SK 와이번스)의 '괴물 에이스 맞대결'이 사실상 무산, 후일을 기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둘은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특급 투수로 인정받으면서도 한화와 SK의 에이스로서 리그에서는 아직 한 번도 대결을 펼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지난달 29일부터 잇따라 네 차례 등판 로테이션이 척척 맞아떨어지면서 한 경기에서 한꺼번에 마운드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로테이션상 오는 22일이 유력했다.

하지만 지난 18일 전국에 걸쳐 내린 비 때문에 로테이션에 변화가 생기면서 둘의 맞대결은 힘들어졌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일찌감치 류현진을 23일 선발로 예고한 상태.
맞대결의 결정권을 쥐고 있던 김성근 감독은 김광현을 22일 경기 선발로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여러 정황이 이를 가리키고 있다.
우선 김 감독의 뉘앙스다. 지난 18일 문학 넥센전이 우천으로 취소되자 김 감독은 "이 비 때문에 김광현과 류현진의 맞대결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 때까지만 해도 김 감독은 한대화 한화 감독이 류현진의 등판일을 하루 미룬 23일로 확정한 것을 몰랐다. 그래서 여전히 맞대결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 사실. 하지만 어감은 '붙이지 않겠다'고 들렸다.
또 김 감독은 19일에도 둘의 맞대결에 대해 "굳이 피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어떻게 1승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곧 고려사항이 둘의 맞대결이 아니라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위해서는 확실한 1승을 바라보고 로테이션을 운영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맞대결은 피해야 한다.
특히 "일요일 비 예보가 있어 김광현을 발표해도 둘이 붙을 수가 없다. 그러면 광현이가 아깝다"고 농담을 했다. 실제로 일요일에는 비가 예보돼 있는 상태인 만큼 김광현을 이번주에 기용하겠다는 의지였다.
결정적으로 김광현은 20일 문학 넥센전에 앞서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원래는 21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20일 오전에 갑자기 불펜 지시를 연락 받았다. 불펜 피칭은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등판 이틀 전에 소화한다. 김 감독은 19일밤까지 고민한 끝에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더구나 카도쿠라와 김광현 두 투수가 20일 문학 넥센전이 열리기 직전에 대전으로 출발했다. 카도쿠라가 21일 선발로 발표됐으니 자연스럽게 김광현은 22일에 등판하게 된다.
한대화 감독이 갑자기 류현진의 등판 일정을 하루 당긴다든지, 김성근 감독이 김광현의 등판일을 하루를 미룬다든지 하지 않는 이상 이번 맞대결은 사라졌다.
이제 둘의 맞대결을 보기 위해서는 오는 6월 1일부터 3일까지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두 팀간의 대결을 기다려야 한다. 그 때도 둘의 로테이션이 맞을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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