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자격'이 제작된다는 보도에 상당수 네티즌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멤버로 알려진 이경실 정선희 김신영, 그리고 가수 아이비 등 구성원에 대한 호불호부터 KBS 2TV 주말 버라이어티 '해피선데이' 속 한 코너 '남자의 자격'을 본 딴 듯한 기획에 대해 왈가왈부가 이어지고 있는 것.
알려진 바에 따르면 케이블채널 QTV는 '여자의 자격'이라는 신규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 6월초 전파를 탈 예정이라는 이 프로그램은 멤버 숫자(7명)나 '도전'을 소재로 한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점에서 누가 봐도 '남자의 자격'을 떠올리게 한다. 최근 상승세에 있는 '남자의 자격' 속 멤버들의 캐릭터를 차용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를 테면 '경규 잡는 국진' 같은 것들이다. 이경실 정선희 김신영 등 개그우먼에 가수 아이비, 배우 김지영 등 예능에 초보인 멤버들을 한두 명 섞어 놓고 '남자의 자격'과 비슷한 구도를 구상 중인 것으로 보인다.
많은 언론이 소개하고 네티즌이 추측한 대로 이것이 '남자의 자격' 패러디라면 사실상 가장 중요하게 논의되어야 할 점은 '저작권' 부분이다. 멤버가 어떻건, 구성이 어떻건. 주제가 뭐건 간에 KBS의 '남자의 자격'과 QTV '여자의 자격' 사이에는 법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저작권' 문제가 존재한다. 저작권상의 문제는 없는 것일까.

일단 KBS 예능국 관계자는 20일 OSEN에 "'여자의 자격' 제작과 관련해 사전에 들은 바가 전혀 없다. 기사를 통해 접했다"며 "하지만 기사만으로는 어떠한 성격의 프로그램인지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저작권 부분에 대해 논의하기엔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QTV 예능국 관계자는 20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여자의 자격'이라는 제목을 거론한 적은 없다. 가제도 아니다. 그저 여성 버라이어티를 하나 기획 중에 있다. 다른 케이블채널에서 선보이고 있는 여성 집단 리얼 버라이어티쯤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며 "우리 채널에 아직까지 여성 집단 리얼 버라이어티가 없기 때문에 하나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한 정도다"고 말했다. 또 "언론에 보도된 멤버들조차 아직 확정이 난 상태가 아니다. 여성 멤버들을 모은 도전 버라이어티라는 윤곽 때문에 '남자의 자격'과 유사한 포맷으로 여겨진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바보가 아닌 이상 저작권 문제를 안은 프로그램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제목이나 멤버, 포맷 등 구체적인 기획은 다음 주나 돼서야 확정될 것이다. 6월 중에 첫 선을 보이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케이블 채널에서는 MBC 에브리원의 '무한걸스'와 KBS 조이의 '미녀들의 1박2일'이 여성 집단 버라이어티의 대표적 예다. '무한걸스'는 MBC '무한도전'의 여성판이고 '미녀들의 1박2일'은 KBS '해피선데이-1박2일'의 여성판인 격이다. 이 역시 패러디로 볼 수 있지만 두 프로그램은 지상파 MBC와 KBS를 모회사 개념으로 둔 채널에서 제작된 것이기 때문에 외부적으로나 내부적으로나 저작권 문제. 표절 비난 등을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자의 자격'은 상황이 다르다. QTV와 KBS는 전혀 관련이 없는 방송사인데다 프로그램 포맷이나 연출 방향에 따라 표절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충분하다. 저작권법적으로는 피해가더라도 '남자의 자격' 아류, 표절이라며 정서적인 측면에서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을 소지도 있다. 그러나 일단은 QTV 관계자 측에서 밝힌 바와 같이 '여자의 자격'이란 제목으로 보도된 그 프로그램이, 저작권 논란을 부를만한 성격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 참신하고 재미있는 신상 프로그램으로 탄생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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