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연속타자 볼넷 기록과 타이를 이루는 불명예 속에 자멸했다.
넥센은 2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타자에게 연속해서 볼넷을 내주며 선취점을 헌납했다. 결국 이것이 빌미가 돼 4-7로 완패했다.
1회 삼자범퇴, 2회 연속안타를 맞았지만 병살타로 무실점 투구를 펼치던 선발 배힘찬이 3회 갑작스럽게 난조를 보였다. 하위타순인 8번 임훈, 9번 조동화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내보낸 배힘찬은 정근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이에 김시진 감독은 곧바로 좌완 박성훈을 마운드에 올리는 강수를 뒀다. 그러나 박성훈 역시 박재상과 김재현이 풀카운트 끝에 밀어내기 볼넷을 잇따라 내줬다. 볼넷 행진은 박정권 타석에서 바뀐 문성현에 이르러서였다. 박정권은 희생플라이를 날렸다.
5연속 타자 볼넷은 이날 경기 전까지 단 두 차례 밖에 없었던 진기록이었다. 태평양이 1989년 7월 29일 잠실 MBC전에서 2회 기록한 것이 처음이고 LG가 작년 4월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1회 나온 것이 두 번째다.
평소 "불필요한 불넷을 낼 경우 가차없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김시진 넥센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사사구가 너무 많았다"면서 "이래서는 결코 좋은 경기를 할 수가 없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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