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트 분실 낙심한 김상훈 "내 분신 돌려주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0.05.21 16: 10

"내 미트 돌려주오".
KIA 주전포수 김상훈(33)이 실의에 빠졌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미트를 분실했기 때문이다. 포수들이 사용하는 미트는 마치 자신의 손처럼 움직여야 되기 때문에 길을 들여야 한다. 김상훈은 스프링캠프부터 애지중지 닦고 조이며 길들였는데 그만 잃어버리고 만 것이다.
사고는 지난 20일 군산구장에서 일어났다. 경기가 끝난 직후 선수들이 샤워를 하러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덕아웃에 있던 김상훈의 미트 2개와 이영수의 방망이 8자루가 들어있는 케이스가 함께 사라졌다. 군산구장의 경우는 경기가 끝나면 관중들이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덕아웃쪽으로 몰려오기 때문에 어수선한 사이에 깜쪽 같이 없어졌다.

샤워를 마치고 자신의 용품을 챙기러 덕아웃에 돌아온 김상훈은 망연자실했다. 아무리 찾아봐도 자신의 미트는 보이지 않았다. 하루 아침에 전장에서 총을 잃어버린 병사 신세가 됐다. 새해를 앞두고 새 미트를 구입해 스프링캠프 내내 자식처럼 소중히 길러왔으니 상심할만도 했다.  
21일 광주구장에서 만는 김상훈은 상심한 표정을 지으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미트는 내 자식과도 같이 소중한 것이다. 공들여 잘 만들어놓았는데 너무 아쉽다. 미트만 돌아온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며 간절히 호소했다. 이날 김상훈은 미트가 없어서인지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KIA 구단측은 "이영수의 방망이는 새로 지급하면 문제가 없지만 미트는 다르다. 당장 새것을 사줘도 소용이 없다. 길들이는데 한 두달이 걸린다. 누군가가 호기심에서 가져갈 수도 있다고 본다. 김상훈의 미트를 보유하고 있으시다면 상응하는 기념품을 대체로 지급하겠으니 꼭 돌려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구단 홍보팀)070-7686-8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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