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의 어린왕자' 이다윗, 생애 첫 레드카펫을 '칸'에서
OSEN 조경이 기자
발행 2010.05.22 07: 23

아역배우 이다윗은 생애 첫 영화제, 생애 첫 레드카펫을 프랑스 칸에서 밟은 행운아다. 칸에서 세계적인 감독, 배우들과 만나고 각국의 영화 관계자들, 취재진을 만나며 돈으로도 살수 없는 알찬 경험들을 칸에서 하고 있다.
이다윗은 제63회 칸 국제영화제에 영화 ‘시’의 주연배우로 이창동 감독, 그리고 윤정희와 레드카펫을 걷고 그리고 갈라스크리닝에 참석하며 수많은 관객들로부터 기립박수 세례를 받았다. 
이다윗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서 시를 쓰는 할머니(윤정희 분)의 반항적인 손자 역을 맡아 실제인지 아닌지 모를 연기를 보여주며 칸 현지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칸 현지에서 만난 이다윗은 “갈라스크리닝에 입장하기 전에 영화 상영이 끝나면 기립박수를 쳐준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런데 처음에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잠깐 박수가 나오고 나오지 않아서 ‘이게 끝인가’ 그랬는데 나중에 극장 안에 불이 켜지고 나서 주변의 수천명의 사람들이 모두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치는데 정말 너무 얼떨떨하고 생전 처음 보는 그런 장면이 너무 놀라웠어요. 저는 기립박수 물결에 몸이 너무 굳어져서 일어 서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랐어요.”라고 전했다.
이다윗은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연기를 시작한 아역배우로 영화 '극락도 살인사건' '우리 집에 왜 왔니' 등에 출연했다. 칸 영화제가 첫 공식적인 영화제 참석이고 첫 레드카펫이기도 했다.
“칸에 오기 전에 시험기간이었는데 그때 엄마가 제작사 분이랑 통화를 했어요. 그때 엄마가 통화를 끊자마자 ‘너 칸에 가게 됐다’고 너무 좋아하셨어요. 아버지도 무뚝뚝한 분인데 그때는 너무 좋아하시면서 하이파이브도 하고 부모님이 그렇게 좋아하시는 모습은 처음 본 것 같아요”라고 칸에 오기 직전의 들뜬 심경을 전했다. 
영화 ‘시’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미자(윤정희 분)가 홀로 남겨진 손자(이다윗 분)를 키우다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시 쓰기에 도전한다는 내용을 그린다. 이창동 감독은 이번 영화에 60년대 은막의 스타 윤정희를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고 이 작품은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 칸에 공개된 이후에 황금종려상의 강력한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이다윗은 인터뷰에 앞서 칸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 진행자로부터 “영화 ‘시’에서 모든 부모에게 일종의 악몽 같은 아이 역할을 맡아, 행동 하나하나가 사춘기 소년을 거의 풍자하는 것처럼 잘 드러내고 있다”는 평을 받았다.  
이에 이다윗은 “감독님께서 저에게 ‘욱이는 이런 친구다’라고 설명을 많이 안 해주셨다. 저도 헷갈렸다. 이게 맞는 것인지 헷갈렸다. 항상 촬영할 때 조마조마했다. 이게 감독님이 좋아하시는 게 맞는지 이렇게 소화하는 게 맞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감독님이 ‘좋았다’라는 말도 없었지만 ‘안 좋았다’는 말도 없어서 어느 정도 제 생각과 감독님의 생각이 어느 정도 맞았던 것 같다”라고 떨리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한 치의 긴장됨이 없이 자연스럽게 답변을 해 취재진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이다윗은 “한국에서는 다른 영화제에 간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칸이 처음이에요. 그래서 계속 긴장됐어요. 그러니 영화제에서 진행되는 모든 것들이 저에게는 긴장의 연속이죠. 영화제에 가는 것도 그렇고 레드카펫에 서는 것도 너무 떨렸습니다. 극장 안에 입장하는 것도 모두 생경한 경험이었고 정말 긴장되고 제 생각대로 몸이 말을 듣지 않았어요”라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다윗은 “어떤 역할도 맡아도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그 역할을 그대로 소화하는 송강호, 설경구, 황정민 선배님을 존경해요. 만약에 지금 ‘시’의 정욱 역을 맡아서 연기했는데 바로 다른 역을 연기하라고 하라면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그 선배님들은 어떤 역을 맡아도 확확 바뀌면서 연기를 너무 잘 해내서 너무 대단하신 것 같아요. 그 분들처럼 저도 연기를 하고 싶어요”라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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