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연패 탈출에 '미운오리' 레스 왈론드(34)가 가장 큰 공헌을 했다. 퇴출 직전까지 갔다는 말까지 나왔던 왈론드는 지난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3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5일 인천 SK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호투를 펼쳤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자신의 승리보다 팀의 4연패를 끊는 귀중한 승리의 디딤돌을 놓으며 '백조'로 다시 태어났다.
무실점 호투를 한 왈론드는 경기 후 "개인 승리는 놓쳤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팀 승리"라며 "팀 승리를 돕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 커브와 체인지업이 상당히 잘 들어갔다. 그래서 경기를 쉽게 풀 수 있었다"고 말하며 "포수 양의지와 호흡이 계속해서 좋아져 고무적이다. 더불어 수비수들이 많이 도와줘 호투를 할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왈론드는 이날 분명히 팀 승리를 기여한 피칭을 했다. 그러나 그는 구위에 있어서 만큼은 아직도 의문부호를 떼지 못했다. 가장 큰 원인은 제구력에 있다. 왈론드는 LG를 상대로 1회초에만 30개의 공을 던졌다. 볼넷 2개를 허용했다. 본인 역시 "초구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려고 했다"는 말을 남겼듯이 여전히 제구에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시즌 초에 비해서 공 끝의 움직임은 확실히 좋아졌다. 왈론드는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이 144km를, 직구 평균 구속이 135km 후반에서 138km를 기록했다. 하지만 137km의 직구 볼 끝은 140km 중반대의 느낌을 주었다. 여기에 낙차 큰 커브와 체인지업이 종으로 떨어지는 각도가 좋았다.
일단 퇴출의 칼날에서 조금 물러선 상황인 만큼 시즌 초 볼을 남발하는 등 연속 부진투로 감독의 신임을 상당 부분 잃어버렸던 왈론드. 에이스로 활약 중인 히메네스도 막지 못한 연패를 끊어내며 김경문 감독에게 신뢰를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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