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케스, 역시 내셔널리그가 더 편해
OSEN 이지석 기자
발행 2010.05.23 01: 56

[OSEN=이지석 미국 통신원] 뉴욕 양키스의 하비에르 바스케스(34)가 구겨졌던 자존심을 회복했다.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메츠와의 인터리그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쾌투해 시즌 3번째 승리(4패)를 따낸 것. 올 시즌 바스케스가 선발로 등판해 무실점을 기록한 것은 메츠전이 처음이다. 
바스케스는 지난 시즌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15승10패(방어율 2.87)의 뛰어난 성적을 거둬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3위에 올랐던 특급 투수. 빅리그 통산 150승 달성에 5승만을 남겨놓고 있다. 그러나 올 시즌 뉴욕 양키스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으며 모든 것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6번 선발 등판해 홈런을 8개나 허용하며 줄곧 8점대 이상의 방어율을 유지해온 것. 결국 바스케스가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자 조 지라디 감독은 그를 불펜으로 돌리며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시켰다. 
18일 보스턴 레드삭스와 경기에서 구원 투수로 등판한 바스케스는 딱 1명의 타자만을 상대하고 쑥스러운 승리를 챙기기도 했다. 
9일 만에 다시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바스케스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상황이었다. 1150만 달러라는 고액 연봉을 받고 있지만 성적 부진이 계속 이어질 경우 그 정도 돈은 헌신짝처럼 여길 수 있는 구단이 바로 양키스이고, 극성스럽고 악명높은 뉴욕쪽 언론들의 물어뜯기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때마침 인터리그가 시작됐고, 경기도 메츠 홈구장에서 열려 내셔널리그 스타일로 진행된 것이 바스케스에게는 행운이었다. 바스케스는 6회까지 단 1개의 안타만을 내주며 무실점으로 쾌투해 전혀 다른 투수로 변신했다. 볼넷 2개를 내주는 사이 삼진은 6개나 잡아냈다. 지난 시즌 사이영상 후보다운 말끔한 피칭을 펼친 것.
투구수도 고작 70개에 불과했지만 바스케스는 마운드를 내려와야만 했다. 7회초 공격에서 보내기 번트를 시도하다 오른쪽 손가락에 공을 맞는 부상을 입은 것. 결국 엄지에 피를 흘리며 경기에서 물러난 바스케스는 경기를 마친 후 "다음 등판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지라디 감독은 데이빗 로버트슨-다마소 마르테-조바 체임벌린-마리아노 리베라로 이어지는 구원진을 투입해 바스케스의 승리를 지켜줬다. 리베라는 9회말 연속으로 2루타 2개를 맞으며 1실점을 했지만 시즌 8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부상자 명단서 복귀 후 두 번 연속 부진을 보인 박찬호는 불펜 승리조에서 패전조로 밀려난 것으로 관측된다. 
시즌 초반 최악의 부진을 딛고 내셔널리그 팀을 상대로 재도약의 전기를 마련한 바스케스처럼 박찬호도 부진 탈출의 발판을 마련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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