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류현진(23, 한화 이글스)과 김광현(22, SK 와이번스)의 선발 맞대결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 좌완 에이스 대결은 22일 경기가 우천취소되면서 극적으로 성사됐다. 한대화 한화 감독이 일찌감치 류현진을 23일 선발로 예고한 가운데 22일 선발로 예고됐던 김광현이 비 때문에 자연스럽게 하루가 미뤄졌기 때문이다.
양팀 관계자들도 둘의 맞대결을 흥미롭게 보고 있다. 승패를 떠나 좋은 볼거리를 제공, 이슈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선수들도 즐기는 분위기지만 저마다 에이스 대결에서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양팀 감독의 표정은 미묘하다.
우선 22일 경기 취소 전 한대화 한화 감독은 굵어지는 빗줄기를 보면서 "이렇게 되면 둘이 붙는 건가"라며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그런데 내일(23일)도 비가 와서 미뤄지면 현진이가 월요일에도 못던지고 25일에 나서야 된다"고 걱정을 나타냈다.
류현진은 지난 16일 이후 등판하지 못하고 있다. 피로가 쌓였다고 판단해 22일이었던 원래 등판일에서 하루를 미룬 것인데 23일에도 등판하지 못하면 1주일 동안 개점휴업하게 된다. 이에 한 감독은 22일 경기가 취소되지 않고 열려 초반 기선을 잡을 경우에는 류현진을 불펜 투수로 투입, 4회 정도부터 던지게 할 초강수까지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다음주 화요일인 25일 대전 넥센전에 등판시키는 것이 팀에게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었다. 기존의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져 투수 운용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30일 광주 KIA전에 류현진을 또 내보낼 수 있어 1주일에 2승을 챙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높은 확률의 2승보다는 류현진의 피칭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결정에는 최근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타선에 대한 신뢰도 포함됐다.
경기 취소가 결정된 후 경기장에 나타난 김성근 감독도 역시 "광현이의 등판일을 더 미룰 수는 없는 노릇이다"면서도 "광현이가 23일 등판한다는 것은 다음 주 25일 대구 삼성전 대신 타격이 강한 롯데전(5월 28일~30일)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에이스의 맞대결은 흥미와 재미를 더하는 것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사령탑들의 마음은 여러 면에서 더 복잡 미묘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