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를 즐기러 왔다는 홍상수 감독이 제63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현지시각으로 22일 오후 7시 45분 프랑스 칸 드뷔시극장에서 주목할만한 시선 부분의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홍상수 감독은 이후 주목할만한 부분에 오른 감독 및 배우들과 칵테일 파티를 가졌다. 살짝 술기운이 오른 홍상수 감독과 다시 영화 ‘하하하’와 칸 영화제에 대해 이야기했다.
-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서 대상을 받을 줄 알았는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저도 심사위원을 해봐서 알지만 정말 사전에 알려주는 것도 없고 그리고 어떤 상을 받게 될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더 잘 하라는 의미로 상을 준 것 같다.

- 영화 ‘하하하’를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는지.
▲우선 두 남자가 좋은 이야기를 하겠다는 것부터 영화가 시작된다. 인위적일 수 있지만 굳이 좋은 이야기만 하자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굳이 좋은 이야기만 하는 그런 인위적이 틀을 잡아 놓고 갔다. 그 이후에는 촬영을 하면서 계속 만들어가는 것이 내 스타일이라서 그런 속에서 뭐가 나올까 그게 궁금했었다. 몇 년 전부터 머릿속에 맴도는 말, 그런 말 중에 하나가 ‘나는 좋은 것만 본다’였다. 그런 말이 떠올랐다. 내가 아직 이루지 못하고 그렇게 되지 못하지만 그것에 대해 지향하는 것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 영화가 저예산이고 마케팅 비용도 많이 쓰지 못해서 작은 수의 관에서만 상영되고 있다. 칸의 수상 이후에 더 많은 관객이 관심을 가질 것도 같다.
▲영화 만든 지 15년째 됐다. 저 같이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사람이니까 어떤 때는 섭섭함도 있다. 하지만 저는 초창기부터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한테 받는 평가가 다른 평가보다 중요할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그것에 의지해서 가자고 했다. 그런 다음에는 마음이 홀가분해지고 하고 싶은 용기가 나왔다.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을 기준점으로 마음을 먹은 지 꽤 됐다. 칸 영화제는 영화를 소개하는 자리이다. 가장 쉽게 많은 사람들에게 제 영화를 소개할 수 있고 다음 작품을 만들 때 도움이 되는 일이 있다. 그런 점에서 칸의 후광효과가 있다.
- 현재 관객수가 3만 명 정도로 저조하다.
▲영화 자체가 어렵다거나 그런 것보다 익숙하지 않아서 안 찾는 것 같다. 그런데 제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관객수가 늘면 좋겠다. 괜히 어려운 영화라고 생각하거나 예술영화에 대한 잘못된 이미지 때문에 기회조차 안 갖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번을 기회로 관객 수에도 힘을 받으면 좋을 것 같다.

- 극중에서 유준상, 김상경의 캐릭터가 웃겼다. 다소 남성 캐릭터를 찌질하게 그리는 것도 같다.
▲그 사람들이 찌질한가. 난 찌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통의 남자들이 그렇다. 물론 그 외에 성품이 훌륭한 분이 있을 것이고 사람을 잘 믿고 오픈한 사람이 있겠지만 보통 다 그렇다.
- 초창기 작품보다 점점 더 영화를 무겁지 않게 다루는 것 같다.
▲초창기에 만든 것들은 지금보다 더 무겁게 표현된 것들이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털어 내는 게 있는 것 같다. 처음에 시작하면서 부딪쳐 봐야하는 것을 먼저 건드렸다. 밑바닥부터 건드리면서 현재 관심사를 영화에 담았다. 그러면서 제가 변화면서 그때그때 영화에 그런 게 반영이 되는 것 같다.
- ‘하하하’의 엔딩을 보면서 예지원-유준상, 문소리-김상경 커플이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될지 궁금했다. ‘하하하2’를 만들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예지원 유준상은 여수행 버스를 탔는데 지금은 칸에 와 있다(하하하). 두 사람이 칸에 온 것이다.
crystal@osen.co.kr